`또 추락할라`..메르스 충격에 유통가 `전전긍긍`

by민재용 기자
2015.06.03 11:28:02

회복세 보이던 백화점·대형마트 매출 꺾일까 노심초사
외국인 관광객 여행취소 잇따라..면세업계 피해 현실화
집에서 쇼핑하는 소비자 늘면서 온라인몰은 때아닌 `특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2000여명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연합뉴스]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올해 들어 부진의 터널을 겨우 벗어난 유통 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파에 또 한 번 흔들리고 있다.

메르스가 확산 되자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 면세업계는 잇따른 외국인 관광객 방한 취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메르스 확산으로 집에서 쇼핑하는 사람이 점차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은 때아닌 특수를 누려, 근심이 많은 오프라인 유통가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대부분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4월과 5월 매출은 각각 전년대비 4.8%와 6% 늘어났다. 현대백화점(069960)과 신세계(004170)백화점도 같 은기간 4~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오랜만에 두달 연속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매출이 약 1.6%정도 늘었으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했던 홈플러스도 4월과 5월 각각 2~3%의 매출 신장세를 이뤄냈다.

하지만 메르스 공포가 본격화된 이달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체들이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공공장소는 메르스가 확산되는 동안 ‘가지 말아야 할 기피장소 1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 마트 관계자는 “아직 메르스로 방문 고객 수가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사태가 더 진전되면 방문객 수가 줄어드는 등 영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매장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위생 상태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피해가 현실화 된 곳은 면세점 업계다. 면세점 업체들은 최대 고객인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여파로 한국 여행을 잇따라 취소하자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 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국 여행상품을 환불받은 해외 관광객은 2500여명에 달한다. 이중 2000여명은 면세점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다.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메르스가 국내에 무서운 속도로 퍼저 나가자 앞으로 한국방문을 취소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B 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사태 초기라 피해액이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취소 결정이 계속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요우커가 한국을 찾지 않으면 면세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은 메르스 확산으로 오히려 영업에 도움을 받고 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편하게 물건을 배달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특히 사재기 수요가 높은 식품군과 위생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로 갑자기 몰리고 있다.

옥션이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간 식품제품 판매량을 조사했더니 메르스 감염자 발생 이전 12일(5월8∼19일)보다 라면 판매량은 18%, 즉석밥과 즉석국 등 즉석식품의 판매량은 11%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5%, 1151% 늘어났다고 밝혔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컴퓨터 앞에서 바로 구매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위생용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C온라인몰 관계자는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전체 쇼핑시장이 타격을 받겠지만 식품, 위생용품 등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