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안정성과 고수익, ELS 투자가이드

by김종석 기자
2008.03.10 16:22:49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글로벌증시의 조정세가 길어지면서 안전성과 수익성의 ELS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기업이 생산활동이 계속되는 한 주가는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주식이나 펀드에서 적잖은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에게 펀드에의 추가투자는 부담스러운 상품일 것이다.

주식이나 펀드는 투자하고 있는 주가지수(혹은 벤치마크지수)가 투자시점 대비 상승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지만, ELS는 일정부분까지 하락해도 원금을 보장받거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일정 정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주가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ies)은 주가나 종합지수와 연동하여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종합주가지수와 기초자산인 주식의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ELS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위험 상품이라고 인식되었으나, 2005년부터 견조한 증시 환경에 높은 조기 상환률과 더불어 안정·고수익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3년 4조원에 불과했던 발행금액은 증가일로에 있으며, 2007년의 경우 24조 5천억원에 달할 만큼 인기 금융상품이 되었다.
 
과거에는 기초자산의 대부분이 주식이었던 반면 2007년에는 KOSPI200과Nikkei225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갈수록 TSE REIT·DJ Euro stoxx50·HSCEI와 같은 해외증시 관련 Index 등 기초자산으로 편입되는 상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ELS구조와 유사한 형제상품으로 ELF와 ELD라는 상품이 있다.ELS는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청약을 통해 가입하며, 상환조건들이 충족되었을 경우 사전에 제시된 수익률은 확실히 지급되는 상품이며, ELF(Equity Linked Fund)는 ELS를 투신(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로 만든 상품으로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가입이 가능하다.ELD(Equity Linked Deposit)는 은행의 정기예금과 주가를 연동한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원금보장 형이며 상품의 다양성은 낮은 편이며, 특히 원금보장에 고수익을 준다는 말에 현혹되기 보다는 어떠한 조건에서 금리가 결정되는 지를 꼼꼼히 확인한 후 가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목돈을 투자해서 17%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상품가격이 매수가격 대비 17%이상 상승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주식에 직접 투자한다고 했을 때550,000원에 매수한 삼성전자의 주식이 최소한 643,500원이 되어야 17%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펀드 투자 또한 마찬가지, 주식편입비중이 60%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에 종합주가지수가 1,663포인트일 때 가입했다고 하자.

이 경우도 펀드에서 17%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945포인트 대에서 환매를 해야 한다. 하지만 ELS는 다양한 조기상환 조건의 기회가 주어지는데다 조기상환 조건을 이루지 못했을 경우 상환 가능 조건을 낮추거나(스텝다운),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을 보장하는 등(원금보장형) 상품의 선택에 따라 위험도와 수익률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안정 지향적 투자자에게도 적합하며, 주식형상품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구분할 수가 있다.



막상 ELS에서 제시하는 고금리를 보면 매력적인 상품으로 보이지만 선뜻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많은 않다. 그 중 하나가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현재 판매중인 상품을 예로 들어 ELS에 보다 쉽게 다가가 보자.
 
이 상품은 우리투자증권에서 판매중인 상품으로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만기는 3년이고, 매 6개월마다 17%의 금리를 ‘줄까? 말까?’ 결정을 한다. 그 기준이 되는 종목은 지수가 아닌 개별주식으로 삼성전자와 KT의 주가이다. 이처럼 모든 ELS는 초기 상품 공시 때부터 만기와 수익률, 기초자산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상품의 만기가 3년이라고 해서 3년을 꼬박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상환(만기는 3년이지만, 만기이전이라도 조기상환 평가일에 조건이 충족이 되어 약정된 금리를 받고 상환되는 것) 조건이 충족되면, 그 시점(일반적으로 6개월 단위)에서 원금과 보장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일단 조기상환이 되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원금과 수익률을 받고 상품은 소멸하게 된다. 금리조건이 좋다고 해서 상환을 안받고 계속 투자할 수 없으며, 조기상환금을 지급받고 나면 다른 상품에 다시 청약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서 2개의 주식이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사례이다. 삼성전자와 KT의 주가가 매 6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조기상환 조건의 가격 이상 유지가 되면 조기상환이 된다.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어 만기 이전인 6개월 시점에서 받게 되는 연 환산수익률이다. 6개월 시점에서 조기상환이 될 경우의 실제 수익률은 17%가 아닌 8.5%(17%의 6개월 분의 금리)이다.

조기상환이란 만기(3년) 이전에 미래의 불확실성을 사전에 제거하고자 6개월 단위로 연계된 주식의 가격을 평가하여 조기에 상환해 주는 조건이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의 기준가격이 555,000원, KT가 47,850원이라고 하자.

ELS가 설정되고 나서 6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조기상환 조건인 85% 이상(삼성전자가 467,500원, KT가 40,673원)이면 연 17.0%의 수익률을 받게 된다.
 
그런데 6/12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기준가격의 85% 이하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그 다음 6개월(기초대비 18/24개월)로 기회는 넘어가며 이때는 80% 이상의 주가가 유지되면 된다. 그래도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30/36개월째에는 75%이상이면 연 17.0%의 수익을 얻게 된다. 이처럼 조기상환 조건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조건을 Step-Down형이라고 하며 최근 ELS 상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만기까지 조기상환이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까?
만기인 36개월째에 주가가 75% 이상이면 3년 동안 총 51.0%(년 17% X 3년)의 수익을 받는다. 하지만 만기시 주가가 70%대에 머물러 있다면 3년 동안 주가가 6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원금손실 여부가 결정이 된다.

한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60% 이하로 하락했고 만기에 70%로 종가가 형성이 되었다면, 하락한 폭만큼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36개월 동안 60%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만기 시에 30%(년 10% X 3년)의 수익을 받게 된다.



기초가 되는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따라 고수익을 주기도 하지만, 만기 시에 원금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2005년경에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내는 ELS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원금마저 날리는 예도 있으며, 특정종목이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ELS의 경우 주가 하락폭이 커 원금보장선(60%)을 깼기 때문에 만기 시에 원금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또한 기초자산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 지고 있으므로 수익률보다는 기초자산의 전망을 먼저 고려한 후 가입해야 한다.


ELS는 조기상환이 되지 않으면 3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장기상품이므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좋지 않을 경우 장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다. 단기간(1년 이내)에 꼭 써야 할 목적자금이라면 만기 3년의 ELS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 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ELS의 실제 상품구성을 보면 참으로 복잡하다. 대부분의 ELS는 90% 이상이 국공채 등의 채권을 편입하여 안정성을 확보한 후, 5%내외를 옵션에 투자를 한다. 하나의 ELS에 여러 종류의 옵션으로 수익과 위험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하는 매우 복잡한 구조의 금융공학 상품이다. 따라서 중도에 해지를 하게 되면 상품운용상의 차질이 있을 수 있어 높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징구하고 있다.

ELS 투자결정에 있어서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까지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닌 기초자산이다. 아무리 수익률이 높다 한들, 조기상환 조건이 아무리 좋다 한들 기초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조기상환이 안되거나 원금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정확히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여 ELS투자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