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효석 기자
2007.08.09 14:13:05
결합상품 시장 활성화될듯
통신업체들, 다양한 상품으로 승부
소비자, 요금인하 효과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집 전화 없이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폰만 사용하던 김현철씨(31). 김씨는 지난달 말 초고속인터넷 2만 8000원·휴대폰 4만 2800원 등 통신요금으로 총 7만800원을 월급통장에서 자동이체했다.
값이 좀 비싸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통신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기에 어쩔수 없다고 여겼다.
그러던 김씨는 이달초 한 광고를 보고 이른바 '결합상품'(초고속인터넷+휴대폰)을 통해 월 7000원의 정도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차피 돈을 더 내라고 해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통신서비스들인데, 여러 개를 묶어놓은 상품을 구입하면 요금을 깎아 준다니 즉시 가입한 것이다.
7월부터 본격화 된 통신 결합서비스 시장을 놓고, 값싼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업자 간에도 경쟁이 불붙었다.
통신사들은 결합서비스를 통해 한번 가입한 소비자가 경쟁업체로 쉽게 옮기지 못한다는 효과를 노리는 한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휴대폰, 방송 등 별도로 판매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묶어 할인해주는 것이 결합서비스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KT(030200)·KTF(032390)·SK텔레콤(017670)·LG데이콤(015940)·LG텔레콤(032640)·하나로텔레콤(033630) 등에서 출시하는 초고속인터넷·휴대폰·집전화 등 결합상품을 잘만 고르면 10% 안팎의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G)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통신사업과는 다른 시장영역이라 여겨지던 방송서비스까지 결합이 가능해지고 있다.
◇결합상품, 통신업체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어
최근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은 가입자 한계선에 도달하면서, 유·무선을 막론하고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성장한계에 부닥친 시장은 사업자간 경쟁심화로 가입자 뺏어오기 경쟁만 심화된 상태. 때문에 통신사들은 기존 서비스 및 신규 서비스를 활용한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고착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두 세가지 이상 서비스가 묶인 결합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한 가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 타사업자로 이동하려고 해도 다른 서비스마저 해지하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을 겪게 된다.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은 기존 서비스에 안주하며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결합서비스는 가입자당 매출(ARPU)을 증대시킬 수 있다. 사용자가 결합서비스에 가입하면 두 세 가지의 서비스를 이용하므로 ARPU가 상승하고 사업자의 매출도 증가한다.
또 통신사업자들의 전반적인 비용도 감소시킨다. 사업자들은 여러 가지 상품을 분리해 마케팅하는 것보다 하나의 결합서비스를 마케팅함으로써 마케팅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요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잇점이 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송준호 연구원은 "유럽 27개국의 결합상품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통합 청구서가 편리하다`거나 `요금이 더 저렴하다`는 이유에서 결합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서비스상품 조합 개발로 인한 경쟁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결합서비스가 활성화 단계에 진입한 유럽은 5가구 중 1가구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결합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시장 한판 격돌
결합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통신시장에도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우선, 결합상품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KT그룹(KT·KTF)·SK텔레콤·LG통신그룹(LG데이콤·LG텔레콤·LG파워콤)·하나로텔레콤 등 4개 통신업체군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가입자 이탈방지로 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수성하려는 업체가 있는 반면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 오려는 업체들의 전략이 극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