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다 꺾였다…지준율 인하할까

by신정은 기자
2021.08.16 16:34:50

中 7월 산업생산 6.4% 증가…예상 밑돌아
코로나 확산 속 소매판매 올해 첫 한자릿수
7월 PMI·수출지표 모두 부진…中정책 주목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세를 나타내던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하반기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7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8%를 밑도는 것으로 전월(8.3%)보다도 크게 낮아졌다. 1~6월 상반기 평균 증가율인 15.9%보다 절반 이상 꺾인 것이다.

산업생산은 국내총생산(GDP)을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지표다. 지난해 기저효과에 힘입어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느려지는 모습이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1~2월 35%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5개월 연속 둔화했다. 7월 지표는 지난해 8월 5.6%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41개 업종 가운데 35개 업종이 증가세를 보였다. 전자기계 및 기자재제조업 생산이 10.3%, 컴퓨터·통신 및 기타 전자기기 생산이 13% 늘어난 반면 자동차 제조업은 8.5% 떨어졌다.

중국 경제 성장에 중요한 동력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1.5%를 밑돈 것으로 전월의 12.1%보다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소매판매 지표는 올해 들어 계속 두자릿수를 유지해왔다.

지난 1~7월 고정자산 투자는 10.3% 증가했다. 이는 1~6월의 12.6%와 전문가 예상치 11.3%를 모두 하회했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해서는 8.7% 늘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중국 각지에 델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여러 지방정부는 사실상 도시 봉쇄에 나섰고 기업 운영도 중단시켰다. 중국 기업들이 비용 상승과 공급 차질로 고전하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졌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부 도시는 관광지를 모두 폐쇄해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밖에 허난성 정저우시 등에서 수십년만의 폭우로 경제적 피해가 커지기도 했다.

국가통계국은 “글로벌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은 더욱 복잡하고 심각해졌다”며 “국내 여러 곳에서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자연재해도 발생해 일부 지역의 경제에 영향을 미쳤고,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불균형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산업생산. 사진=국가통계국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속에 지난달 생산과 소비 등의 경제 활동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발표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수출입 지표도 예상을 밑돌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중국의 봉쇄조치가 중국내 소비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3분기 소매판매 전망치를 12%에서 8.5%로 내려잡았다.

중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는 경제 회복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공장 가동이 멈출 뿐 아니라 식당 등 서비스업은 물론 물류산업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잇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7%에서 8.2%로 0.5%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또다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8.6%에서 8.3%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4%보다 0.3%p 낮은 8.1%로 낮춘 바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떤 조치를 꺼낼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개최된 2021년 하반기 업무회의에서 안정을 최우선시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경제성장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의미한다. 통화정책 이외에도 적극적인 재정 확대 등으로 안정된 경제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하이퉁증권, 자오샹증권 등은 하반기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를 점쳤다. 이들 증권사들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다소 비관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다 지난달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 시장 예측보다 적었던 점,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루이스 쿠이즈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비록 현재 중국 인구의 약 60%가 백신을 접종 받았지만 그동안의 ‘무관용’ 방역 정책을 고려 할때 앞으로 코로나19 발생은 (경제) 전망에 계속해서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소매판매. 사진=국가통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