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자의 장바구니투자]제주항공, 하반기엔 뜬다

by임성영 기자
2016.08.05 13:40:12

상반기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세
하반기 실적 모멘텀 강화 기대
저가항공 동맹체 ‘밸류 얼라이언스’ 가입…중장기 성장성 확보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37세 직장인 A씨는 최근 여름 휴가지를 유럽에서 제주도로 변경했다. 프랑스와 터키에서 잇달아 테러가 발생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컸던데다 최근 제주도가 ‘힐링’ 명소로 급부상한 데 따른 선택이다.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취미를 가진 33살 직장인 B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제주도로 떠난다. 제주도만의 특별한 매력이 더해진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이 피로를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도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다양한 카페와 맛있는 음식점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제주도를 찾는 연령대가 확대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휴가시즌에 일어난 유럽지역 테러 탓에 해외 대신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늘었다.

제주항공 예매율이 높아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제주항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보다 동남아, 일본, 제주 등 단거리 노선에 특화된 국내 1위 저가 항공사다.

제주항공(089590)은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내리 하락세를 탔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7.8% 감소한 159억원을 기록했다. 사이판행 항공기 회항과 관련한 비용이 발생했고 임차했던 비행기를 반납하면서 정비 비용(210억원)이 늘어난 탓이다.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1663억원,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항공기 1대를 반납하면서 정비비가 증가했고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채용해 광고를 진행하면서 기존 예상보다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4월 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17.9%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여객수송 부문이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최대 성수기에 맞춰 신규 항공기를 도입했고 노선 취항 효과도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국내 여행객 증가에 대비해 김포~부산 노선을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하루 10편으로 증편했다. 한 달 동안 총 60편을 추가 운항한다. 지난 1일부터 9월6일까지 김포~제주 노선에 94편을 증편했다. 이에 따라 8월 한 달 동안 김포~제주 노선은 총 1442편을 운항한다.

국제선 항공 여객도 2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국제선 항공여객은 전년대비 30% 성장한 90만6000명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 또한 5.2%로 전년대비 0.7%포인트 확대됐다.

상반기 비용 증가 원인이었던 정비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항공기 반납이 상반기를 기점으로 마무리된 데다 하반기 항공기 신규 도입에 따라 매출이 늘면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5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저비용항공사(LCC) 동맹체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에 가입했다. 제주항공을 포함해 세부퍼시픽, 녹에어, 녹스쿠트, 스쿠트, 타이거에어싱가포르, 타이거에어오스트레일리아, 바닐라에어 등 8개 항공사가 회원사로 참여했다. 밸류 얼라이언스 8개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총 176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160개 도시에 운항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하는 제주항공은 얼라이언스를 통해 호주와 인도네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새로운 도시에 취항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 이 지역은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로 갈 수 없는 중장거리 노선이다.

윤소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삿포로와 코타키나발루 신규노선 취항, 부정기편 약 300편 증편 등 외형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이익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운송업종 내 탑픽 종목으로 꼽았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부진한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 됐기 때문에 추가 하락 위험은 크지 않다”며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4% 증가한 3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