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 참여..`기대반 우려반`

by양효석 기자
2011.07.08 15:59:25

SKT "이동통신 마케팅 벗어나 글로벌 기업 도약 발판"
반도체사업과 통신사업 시너지 `미지수`..우려도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SK텔레콤(017670)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 하면서, 기대와 우려 목소리가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음성통신 사업영역에 한계가 온 만큼 새로운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SK텔레콤과 하이닉스간 시너지가 없어 부담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실제로 8일 오후 3시51분 현재 하이닉스 주가는 0.76% 오른 2만6600원을 기록한 반면, SK텔레콤 주가는 3.24% 떨어진 14만9500원을 나타냈다.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란 의미다.

◇SK텔레콤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할 타이밍"

SK텔레콤은 이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참여를 공식 선언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SK텔레콤의 주력사업인 음성통신 영역에 한계가 왔다는 분석이다.

음성통화 매출은 2009년 3조2590억원에서 지난해 2조745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무료음성통화, 무료문자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수조원을 투자한 네트워크 사업자의 존재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요금인하 압박은 SK텔레콤의 존립마저 위협하고 있다. 초 단위 요금제 도입, 기본료 인하에 이어 통신재판매(MVNO) 사업자·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등장하면 요금경쟁을 더욱 치열해진다.

여기에 애플과 구글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점도 주요인이 됐다. 운영체계(OS) 플랫폼 주도권에서 밀리다 보니, 단말영역·서비스영역에서 이동통신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약화됐다. 올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이 플랫폼서비스 영역을 분사시킬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미래가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경쟁 중심의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하이닉스 인수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주력할 플랫폼 분야와 반도체 중심의 신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SK그룹 차원에서는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내수 위주 대기업이란 이미지를 탈피할 수도 있다.



◇시장은 네거티브.."왜 인수하나?"

도이치뱅크는 8일 "하이닉스 인수는 SK그룹에 전략적 변화가 될지는 몰라도 SK텔레콤으로선 별로 득될 게 없다"고 평가했다.

하이닉스의 메모리 칩 사업을 인수하는 것이 통신사업자에게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규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따라 도이치뱅크는 SK텔레콤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목표주가는 기존 18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가 최선의 투자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재무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사업과 SK텔레콤의 모바일·콘텐츠 사업의 시너지가 제한적이고, 반도체사업의 경험이 없어 비효율적인 경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가 인수 리스크도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하이닉스 주가가 2만원대 후반일 때, LG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기업가치 대비 인수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매년 조 단위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운용 리스크도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올 10월 분사하는 플랫폼사업부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역량을 분산시키는 일"이라며 우려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