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돋보기)배만드는 회사 주가 날아간다

by이대희 기자
2007.04.11 15:22:56

올해 들어 조선주 모두 최고가 행진 지속
증권사 "향후 실적 좋아 추가 상승 여력 충분"

[이데일리 이대희기자] 조선주가 활발한 수주와 밝은 업황 전망을 등에 업고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이같은 강세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관심이다.

최근까지 지치지 않고 오르고 있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계속`이다. 상장된 종목 대부분이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증권가의 목표주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올해들어 조선주들의 상승세는 상장주들 가운데서도 단연 두드러진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올해를 12만5000원으로 시작해 11일 현재 종가기준으로 62.8%가 올랐다. 우량주중 최고 수준의 상승세다.

현대미포조선(010620) 역시 올들어 50.8%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이 16.7%, 삼성중공업은 19.7% 올랐다. 이들 대형 4사는 모두 최근 사흘 사이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중형사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STX조선(067250)은 65.0% 올랐고 한진중공업(003480)도 16.7% 상승했다. 두 종목 역시 오를 때마다 최고가를 새로 쓰는중이며 STX그룹의 경우 계열 3사가 모두 동반 상승하고 있다.

조선주가 이처럼 잘 나가는 까닭은 역시 `실적`이다. 지난 실적이 좋았고 앞으로 전망도 밝다는 평가다.

이전에 수주한 물량들이 대부분 작년에 다 해소돼 본격적인 선가 상승기였던 지난 2004년 하반기~2005년 상반기 수주 물량 건조가 본격화되고 있어 실적 상승이 두드러진다는 것. 여기에 신규 수주도 호조세를 보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시장에 평가되고 있다.

당장 고가선박 수주가 눈에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올들어 지난달까지 수주한 척수는 모두 27척.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가선박이 중심으로 수주액만 24억달러다. 현대중공업의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2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현대미포조선도 37척, 23억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010140) 역시 1분기 수주액이 35억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2%가 늘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LNG선과 부유식원유저장설비(FPSO)를 중심으로 24억달러를 벌어왔다.



최근들어 중국 조선업체들이 벌크선을 대량 수주하며 중국발 위협론이 일각에서 일기도 했지만 이는 악재가 아니라 오히려 호재로 시장에 인식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저가로 벌크선 수주를 싹쓸이해 선가가 올라가면 오히려 기술력에서 프리미엄을 가진 국내 업체가 유리하다는 것. 또 중국과 일본업체들이 벌크선으로 수년간 작업물량을 채워넣어 앞으로 수주 경쟁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STX조선은 대련조선소에서 벌크선 25척을 수주해 벌크선가 호황의 수혜를 누리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은 중국업체보다 비싼 가격에 벌크선 수주에 성공했다. 중국업체들이 올려놓은 수주가격의 알맹이를 국내 업체가 먹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향후 전망이 밝다는 긍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연일 지속되는 주가상승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반응이다. 오히려 증권가들은 최근들어 조선업체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여잡고 있다.

정동익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로 26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보다 6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며 "조선과 해양, 엔진사업부 등이 모두 높은 실적을 거둬 올해 영업이익률은 대형조선사 중 가장 높은 9.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목표가로 4만4500원을 제시한 최원경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선업황이 LNG선과 해양설비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이 부분에서 강한 경쟁력을 지닌 대우조선해양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UBS증권은 이날 삼성중공업에 대해 "업종 내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난 1분기에 벌었다"며 목표주가로 3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외 다른 조선사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역시 현 주가에 비해 최소 1만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의 목표 수준을 채우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