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한산한 거래.."쉬는 것도 투자"(6일)

by김진석 기자
2001.07.05 18:47:57

[edaily] 주식시장이 복지부동의 행태를 취하고 있다. 주가가 위로든 아래로든 방향성을 찾지 못하면서 정체된 시장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가지수 등 제반지표의 경우 하루 하루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면서 수치상으로는 다소의 변화가 있지만, 그 변동폭은 극히 제한적이다. 추세적으론 변화가 거의 없는 모양세다. 주식시장은 지난달 중순을 넘어서면서 제대로된 반등시도 한번 없었다. 그렇다고 크게 되밀리지도 않는다. 특히 거래는 너무 한산하다. 연초랠리 등 한창 때의 거래수준과 비교하면 거의 개점휴업 상태와 다름이 없다. 때문에 상당수의 증권사 영업담당 직원들은 이미 울상 수준을 넘어서 한숨만 내쉬는 지경이라고 한다. 증권사 직원은 직원대로, 투자자는 투자자대로 인내력을 시험받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국민연금펀드가 장세에 개입을 해도 그렇고, 금통위가 콜금리를 낮춰도 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과거의 학습효과를 되새겨 볼 때, 재료에 둔감한 시장은 깨어나는데도 시간을 필요로 한다. 5일 종합주가지수는 3.64포인트 떨어진 593.61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반등 하루만에 꼬리를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0.77포인트 하락한 76.72포인트로 마감하면서 이틀째 고개를 숙였다. 선물지수도 0.80포인트 내린 73.20포인트로 마감했다. 거래소시장은 이번주들어 하루걸러 등락이 반복되는 징검다리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코스닥과 선물시장도 방향성 없이 흔들리고 있다. 마켓메이커가 없는데다, 주도주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순환장세도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는 수급구조와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악화 전망도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눈에 띄는 호재가 별로 없다. 또 콜금리 인하와 같이 호재성 재료가 나와도 시장은 무반응이다. 호재에 둔감하고, 악재에 민감한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전형적인 약세장의 징후다. 기술적인 지표도 부담스럽다. 이날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일선이 걸쳐 있는 595.41포인트와 77.26포인트를 다시 밑돌고 있다. 거래지표는 정도가 심하다. 이날 거래소(1조516억원)와 코스닥(1조2435억원)을 합친 전체 거래대금은 2조3천억원에도 못미쳤다. 올들어 바닥권 순위로는 손가락으로 꼽을수 있는 수준이다. 거래소시장의 거래량, 1억9372만주는 연중최저 기록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22일 이후 13개월여만의 최저치다. 독립기념일로 인해 휴장했던 미국증시가 오늘밤(5일) 다시 열린다. 이날 전미 구매관리자협회(NAPM) 비제업지수와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발표된다.또 6일에는 실업률 및 고용동향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지표뿐 아니라 기업실적도 속속 발표될 예정이다. 이제 6일 실적발표 예정인 알코아를 신호탄으로 다음 주에는 야후, 주니퍼네트웍스, 램버스가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인텔, 애플 컴퓨터,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게이트웨이, E베이, 존슨&존슨 등 유수의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공표한다. 과연 미국의 주요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대해 뉴욕증시와 국내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증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주가가 상승추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눈앞으로 다가온 재료 및 시간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가의 상승을 이끌 명쾌한 모멘텀이 없고, 투자판단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쉬는 것도 투자"가 아닐까. 6일(금)은 주말이다. 사족으로 주말과 관련된 얘기를 하나 해보자.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월27일까지 최근 10번에 걸친 주말맞이 결과 거래소시장은 여덟 번이 오르고 단 두 번(6월1일, 5월27일)만이 내렸다. (코스닥은 여섯 번이 오르고, 네 번이 떨어짐) 한 때 주말 약세 징크스를 운운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모 증권사는 주말에 사서 주초에 팔라는 분석자료도 내놨다. 그러나 확률에 의존한 투자 보다는 시장의 본질을 파악한 추세적인 투자판단이 강조되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