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6.09.30 06:20:03
고려대 안산병원 로봇수술센터, 누적 5천례 돌파
악성종양 로봇수술 7년 새 6.9배로 증가
암·중증질환으로 영역 확대
다빈치 Xi·SP·5 등 3대 운용… 환자·질환에 맞춘 정밀 수술 구현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창을 통해 수술기구를 삽입하고 의료진이 로봇 팔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최소침습수술이다.
확대한 3차원 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사람의 손목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관절형 기구를 사용할 수 있어 좁고 깊은 공간에서도 정교한 절제와 봉합이 가능하다.
수술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첨단 장비뿐만이 아니다. 환자의 상태와 질환 특성, 병변의 위치와 수술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로봇수술이 실질적인 이점을 줄 수 있는 환자를 정확히 선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경험과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각기 다른 로봇수술기의 강점을 고려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치료 성과를 높이는 핵심이다.
로봇수술로 환자별 정밀수술 선택지 넓혀
고려대 안산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 2015년 로봇수술기 ‘다빈치 S’를 처음 도입한 이후 2018년 ‘다빈치 Xi’, 2021년 경기지역 최초로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를 도입했다. 올해 2월에는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최신 로봇수술기 ‘다빈치 5’를 추가해 현재 총 3대의 로봇수술기를 운용하고 있다.
연간 로봇수술은 2018년 210건에서 2025년 1065건으로 약 5배로 증가했다. 2025년 11월 누적 4000례를 달성한 이후 불과 9개월 만인 지난 8월 누적 5000례를 넘어섰다.
숫자보다 주목할 것은 수술의 내용이다. 악성종양 로봇수술은 2018년 68건에서 2025년 471건으로 6.9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로봇수술이 약 5배 증가한 것보다 빠른 성장세다. 전체 로봇수술에서 악성종양이 차지하는 비중도 32.4%에서 44.2%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과거 전립선암·위암·갑상선암·직장암 등 일부 암종에 로봇수술을 적용했다면 최근에는 유방암, 부인암, 간암, 담낭암, 췌장암, 폐암, 식도암, 방광암, 요관암 등으로 다양해졌다. 주요 장기와 림프절 절제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과 기능의 보존, 재건까지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로 영역을 넓히면서 로봇수술의 내용 자체가 고도화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로봇수술센터의 강점 중 하나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로봇수술기 3대를 갖추고 환자와 질환에 따라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빈치 Xi는 여러 개의 로봇 팔을 활용해 비교적 넓은 수술 범위를 다룰 수 있다. 다빈치 SP는 약 2~3㎝ 크기의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수술에 특화돼 있다. 좁고 깊은 수술 공간에서도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며,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통증과 흉터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올해 도입한 다빈치 5에는 수술 중 조직에 가해지는 힘을 집도의가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술이 적용돼 보다 섬세한 조작을 돕는다.
이창민 로봇수술센터장(위장관외과 교수)은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환자에게 어떤 수술 방법이 가장 적합하냐는 것”이라며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장비를 여러 대 갖추고 있다는 것은 환자에게 맞는 수술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수술이 가능하더라도 복강경이나 흉강경, 개복수술이 더 적합하다면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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