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강달러 속 '네고 출회'…환율, 장중 1370원 후반대 저항력[외환분석]
by이정윤 기자
2024.06.14 12:03:53
美소비자물가 이어 생산자물가 둔화 확인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 1만3000명 증가
유럽 불확실성에 유로화 급락…달러화 강세
1370원 후반대에서 네고 물량 출회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900억원대 순매수 우위
오후 BOJ 기자회견 주목…국채 매입 축소 관건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70원 후반대에서 저항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급락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59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73.9원)보다 2.85원 오른 1376.7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원 오른 1376.3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10시 16분께 환율은 1379.0원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네고 물량에 밀려 환율은 개장가 부근의 137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이어 도매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깜짝 하락하면서 인플레 둔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간 하락 폭은 작년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1차례로 축소했지만, 시장에선 인플레 둔화에 무게를 두며 연내 2회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저녁 10시 59분 기준 105.22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4에서 105로 오른 것이다. 유로화 가치가 계속 급락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93유로를 기록 중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7엔대로 모두 오름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800억원대를 순매수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19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수급적으로는 네고가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상단이 제한되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달러 강세로 환율 상승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1370원 후반대에서 네고가 많이 나오면서 다시 막히는 흐름”이라며 “이날 유독 달러가 유로에 강하게 반응했지만,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유로 약세는 (달러에) 단기적 영향에 그칠 듯 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온다.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을 감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국채 매입 축소 여부가 관건이다. 만약 국채 매입 축소를 결정한다면 장중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BOJ의 금리인상도 없을 것 같고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겠지만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멘트에 주목해한다”며 “다음주에는 기다리던 지표들이 다 나온 만큼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