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더위 어쩌나…동남아 폭염에 휴교령, 전력수요 급증

by이소현 기자
2024.04.29 11:04:02

필리핀 공립학교 온라인 수업 전환
태국 전력수요 사상 최대치 기록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동남아시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들어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체감온도 50도를 웃도는 등 고온 현상이 한층 심해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집에서 한 학생이 대면 수업이 중단된 후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동남아지역 폭염으로 필리핀에선 공립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태국에선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수도 마닐라의 기온은 38.8도까지 치솟아 1915년 5월에 기록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필리핀 기상청은 29일 마닐라 날씨는 습도를 고려해 개인이 느끼는 체감 더위는 최고 46도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필리핀 교육부는 무더운 날씨 등 영향으로 29~30일 공립학교 휴교령을 내렸다. 이에 7000여개의 학교가 더위로 인해 수업을 중단했으며, 360만명 이상 학생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필리핀의 학생인 커트 마후세이는 “더위가 피부를 태우는 등 너무 덥다”며 “견딜 수 있는 평소의 더위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필리핀 관계자는 “5월에는 폭염으로 인해 더 많은 수업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폭염에 학교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지만, 집에서도 더위는 피할 수 없어 어려운 실정이다. 필리핀의 고등학생인 에스마이라 술라이만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에 참석했지만, 더위 때문에 어지러워서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에너지부는 지난 27일 밤 전력 수요가 기록적인 3만6356㎿(메가와트)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는 더위가 극심해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태국 지역 중 북부 및 북동부 지역이 가장 더울 것으로 예상되며 전날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44도를 기록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으로 약 30명이 사망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37명이었는데 이에 버금가는 수치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2억3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올해 유난히 더운 여름을 대비하면서 열 관련 질병과 사망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몇 주간 40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를 치르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의 커피 농장에 이르기까지 동·서남아시아 각국이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