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이란 생각 들 정도”…권경애, 학폭재판 불출석해 유족 패소

by이재은 기자
2023.04.06 11:05:27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하던 권경애 변호사가 세 차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원고 패소로 판결된 사건에 대해 국내 1호 학폭 전문변호사는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현했다.

권경애 변호사 (사진=뉴시스)

노윤호 변호사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변호사협회에 진정하면 성실의무 위반으로 제명까지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일이 잡히면 법원에서 문자와 이메일로도 변호사에게 확인하라는 통지를 한다”며 “변호사가 직접 출석하지 못할 상황이 생기면 다른 법률대리인이 대신 출석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런 것도 전혀 시도하지 않은 것이니 변명이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률대리인의 과실에 의해 소가 취하된 상황이니 변호인은 손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수임한 사건에 대해 성실하게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변호사가) 제명된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도 충분히 그에 준하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전날 당정이 검토하기로 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을 두고는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피해 학생들이 원하는 건 지금 당장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용을 보면 전부 가해학생에게 학교 졸업 후 불이익을 내리겠다는 것”이라며 “사건 발생 직후부터 피해학생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활기록부 보존 기한을 늘리는 대책에 대해서는 “(가해 학생 측이) 오히려 더 격렬하게 반발하고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며 소송전으로 끌고 가 지연시키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박모양의 모친 이모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리해왔다.

1심 재판부는 가해 학생 부모가 이씨에게 5억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지난해 2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씨는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이들에 대해 항소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지난해 3차례 열린 항소심 재판에 모두 불출석했고 민사소송법에 따라 이씨의 항소는 취하됐다.

이에 대해 이씨는 “가해자들이 재판에서 이겼다고 떠들고 다닐 걸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망연자실하다”며 “법을 잘 아는 변호사가 딸을 두 번 죽였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씨는 이날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권 변호사는) 첫 번째는 쓰러져서, 두 번째는 날짜를 다음 날로 수첩에 적어놔서 (기일에) 가지 못해 소 취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가 알아보니 세 번이었다. 그래서 1심 일부 승소가 패소로 됐고 나머지(항소)는 취하로 처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