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다슬 기자
2016.12.07 10:17:13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물건이 늘면서 전체 전월세 거래량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보다 높아졌다.
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3.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매맷값 상승세를 전셋값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등을 전후로 전셋값은 매맷값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국민은행 월간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10월 0.72%, 11월엔 0.66% 올랐지만 전셋값은 각각 0.32%, 0.27%로 상승폭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60.1%를 기록하면서 60%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남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고 가정할 때 종전에는 자기자본이 매매가의 30% 이상만 있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최소 40% 이상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강동구 역시 전세가율이 69.6%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서초구와 송파구 역시 각각 63%, 65.4%로 연중 최저치다.
비강남권에서도 전세가율이 떨어진 곳이 많다. 서대문구는 전세가율이 79.9%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중랑구는 지난달 전세가율이 79.1%로 구별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전세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8.24%로 지난해 11월(64.65%)보다 3.59%포인트 늘어났다.
최근 전셋값 안정세는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하는 ‘갭(gap) 투자’가 늘어난 것 역시 전세 물건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