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0.04.15 15:05:05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00척 발주 수혜 기업 어디냐?"
지난 14일 외신을 타고 해외 한 해운사의 대규모 선박발주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가에서는 수혜 기업에 대한 소문이 돌았다.
블룸버그는 이날 아시아 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대만 에버그린 회장을 인용해 100척 규모의 선박 발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증권가에서는 A기업 또는 B기업이 거론되며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구체적인 수주 예상물량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선 에버그린사의 대규모 발주설이 처음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에버그린 창융파 회장의 '100척 발주'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매해 되풀이 돼 왔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주 계획을 발표는 하지만, 정확한 시기의 언급 없이 애매한 발언만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창 회장의 발언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지는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번에도 시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에버그린의 발주이력을 볼때 국내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시중에 소문이 돌고 있는 A사의 수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에버그린 사가 발주한 물량의 대부분을 일본 조선업체소들이 수주해 왔다"면서 "창 회장의 부인이 일본인인데다, 업계에선 친일파로 분류할 만큼 일본 조선업체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반면 국내 조선업체들에 대한 선호도는 극히 낮아, 국내 조선업체들이 에버그린사의 물량을 수주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업계에선 계약금액을 크게 낮춰 부르는 에버그린사의 거래속성을 감안할 때 수주가 성사된다 해도 이익적인 측면에서 큰 메리트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 발주를 할 가능성을 전혀 무시할 수만은 없고, 한국 조선소가 수주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외신보도만으로 특정 조선소가 거론되며 소문이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피해를 보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