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산은에 팔리면`..주가엔 호재일까

by유환구 기자
2009.12.30 15:04:04

"시장이 원했던 결과"..불확실성 해소에 무게
인수가격 변수..금호그룹 부담 더해질 수도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산업은행 주도의 사모펀드(PEF)가 대우건설(047040)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PEF를 통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방안을 금호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인수가격은 불투명하지만 기존 공개매각 공동우선협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컨소시엄 대신 산업은행이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시장이 원했던 결과일 뿐더러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점 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경자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베즈파트너스 등 기존 우선협상자들은 재무능력 등이 검증되지 않은 인수자들이어서 의구심이 있었다"며 "그에 비해 산은 PEF는 훨씬 투명하고 검증된 주체이기 때문에 회사를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애초에 원했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인수 가격이 낮게 책정되더라도 산은을 통해 정상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수주 능력 등에서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통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장기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6월 매각 방침이 전해진 뒤 급등세를 타는 등 매각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지난달에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주가가 다시 1만100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지난 16일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소폭 오른 1만29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에는 중립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특히 금호 그룹에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한강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매각 가격이 주당 1만8000원 정도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애초 매각 가격은 1만9000~2만원 수준이었다"며 "워낙 큰 딜이다보니 금호 그룹 입장에서는 재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사실상 산업은행이 원해서 인수를 하는 것도 아닌 데 산은 인수는 사실상 최후의 보루 격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인수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오후에 열릴 예정인 금호 그룹 이사회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