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맛만 봤다..만만치 않은 저항(마감)

by오상용 기자
2007.07.24 15:51:48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2000선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24일 개장과 동시에 기세 좋게 2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는 경계성 매물에 밀려 안착에 실패, 장중 2000선을 맛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주가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더 많아 지수 2000을 맛봤다는 감동은 투자자들의 피부에 크게 와닿지 않았다.

단기급등에 따른 우려와 2000 돌파에 이은 추가상승 기대가 팽팽히 맞선 하루였다. 이는 수급측면에서 `외국인 매도-내국인 매수` 지속이라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졌다.

업종별로 증권주와 조선주의 흐름이 극명히 엇갈렸다. M&A를 재료로 단기급등했던 증권주는 급락했고, 대규모 수주로 실적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있는 조선주는 숨고르기를 마치고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보다 0.79포인트, 0.04% 내린 1992.26에 장을 마쳤다.

밤 사이 뉴욕증시 반등과 2000포인트 돌파 기대로 상승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2005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970선 중반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아래위 30포인트에 달하는 변동폭을 보인 이날 하루 공방끝에 코스피는 약보합으로 마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쳤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2000포인트 돌파후 안착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상승 속도가 기업실적 개선 속도보다 훨씬 빨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국내외 긴축 우려와 유가 금리 환율 등 가격변수의 교란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포트폴리오 안정을 높이기 위해 저평가된 종목을 편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상 실적대비 저평가된 종목은 국민은행(060000), 현대제철(004020), LG전자(066570), GS(078930) 등이고,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은 한국전력(015760), 대한항공(003490), 현대차(005380) 등을 꼽았다.

증권주는 5% 넘게 급락했다. M&A를 재료로 단기급등했던 SK증권(001510)과 브릿지증권 서울증권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승속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외국인과 기관이 증권주 매도에 주력했다.

이날 서울증권과 SK증권은 매매가 폭주하면서 체결 지연 사태를 되풀이 했다. 서울증권은 그 정도가 심해 30분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건설과 보험 통신주도 조정받았고,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 대형 IT주도 내렸다.

반면, 조선주는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숨고르기로 가격부담을 일부 해소한데다, 대규모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관심을 불러왔다.

이날 대우조선은 5788억원의 규모 시추선 수주 계약을 체결, 월간 수주액 4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간 목표액 170억달러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조선(042660)은 3.34% 올랐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2~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함께 기계와 운송주도 강세를 보였고, 최근 밸류에이션 매력과 견조한 실적으로 투신권의 눈길을 끌고 있는 은행주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투자주체별로 외국인은 7일째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샀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298개에 그쳤다. 내린 종목은 485개였다. 나머지 62개는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