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06.08.30 15:44:19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신용카드 대출의 심각성을 지적한 한국은행을 정면 반박했다.
금감원은 30일 한국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급증 통계에 잘못된 기준이 적용됐다며 사실상 카드대출 급증 주의보를 내릴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28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서 신용카드 대출은 전분기에 비해 3654억원 증가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6월말 21개 신용카드사의 현금대출잔액은 21조원으로 오히려 전분기말 대비 2671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금대출잔액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한 수치로 리볼빙자산은 제외된다.
김준현 금융감독원 여전감독실장은 "한국은행은 카드사 대차대조표상 자산 수치를 기준으로 대출금액을 산정하는 반면 금감원은 매달 카드사로부터 받는 정기보고서를 바탕으로 집계한다"며 "이에 따라 한은은 부외자산인 자산담보부증권(ABS)를 반영하지 않지만 금감원은 ABS를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BS는 현금대출을 유동화시킨 것으로 ABS를 통해 대출을 떨어내게 되면 대차대조표상 자산은 감소한다. 그러나 실제 그만큼 신용보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는 여전하다.
김 실장은 "시장상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ABS를 포함해야 통계를 작성하는게 맞다"며 "카드사들의 상황이 좋아지면서 ABS를 통한 유동화가 상당히 줄어 ABS를 반영할 경우 실질적으로 현금대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기준에 따르면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24조원에서 9월 말 22조5000억원, 작년 말 21조8000억원, 올해 3월 말 21조3000억원, 6월 말 21조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영업실적이 호전된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높은 현금대출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