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주용 기자
2001.06.12 18:15:20
[edaily]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대규모 연대파업이 사상 초유의 항공대란을 불러일으키는 파괴력을 과시했으며 일부 주요 사업장의 경우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노총은 12일부터 정리해고 위주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주5일근무제 도입, 임금 단체협약 요구실현, 모성보호법 등의 국회통과를 위해 연대파업을 통한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민노총은 이날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은 125개 사업장에 4만8천여명이라고 밝혔다. 연맹별로는 화학섬유연맹산하에 10개 사업장 3340명이 파업에 들어갔고 8개사업장 1127명이 총회투쟁 및 간부/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또 공공연맹은 대한항공조종사노조를 비롯 18개 사업장에 1만4658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금속산업연맹은 삼호중공업을 비롯 모두 92개사업장 2만5485명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20개 사업장 5000명이 총회투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써비스·기타에서도 5개 사업장 4945명의 노조가 파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경총 등 재계에서는 이날 파업이 68개 사업장에서 2만여명이 참가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경총은 "민노총의 발표와는 달리 부분파업등 미온적으로 참여한데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오후3시부터 대학로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갖고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전면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 투쟁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연대 파업사태는 일부 사업장의 경우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있다. 경총 관계자는 "전체 파업사업장중 20% 가량이 강성 사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들은 파업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의료노조가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서울대병 원, 경희의료원, 이화의료원, 전남대병원,경북대병원,전북대병원,충북대병원,경상대병원 등 12개 병원 1만1천여명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을 밝혀 진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노조 동시파업으로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는 등 대규모 결항사태를 빚었다.
대한항공은 전날 노사협상 실패에 따라 이날 국제선의 경우 95편중 55편이 결항됐으며 화물편은 18편중 12편이 결항됐다. 또 국내선은 전체 240편중 21편만이 운항되는데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64편은 모두 정상 운항했으나 국내선은 80편중 50편가량만 운항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파업에 돌입한 이성재 위원장 등 노조집행부 간부 및 파업주동자 36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소했으며 이가운데 14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대한항공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13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소문 사옥에서 노측의 이기일 조종사노조 사무국장, 사측에서 정성진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시작했으나 1시간만에 정회한 후 6시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했다.
또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오후 5시부터 실무교섭에 들어갔다. 그러나 두회사 모두 입장차가 커 타결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에 따라 협상타결이 실패할 경우 13일에는 국제선 여객 92편중 46편만, 국내선은 244편중 14편만, 화물편은 22편중 5편 등 총 356편중에 18%64편만 운항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국제선 66편은 정상 운항하고 국내선은 전체 205편중 76편만을 운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