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까지 나선 '삼성 총파업'…韓 노사관계 골든타임[노동TALK]

by조민정 기자
2026.05.16 08:20:03

총파업 다가오며 정부도 적극 나서 긴급 중재
노동장관, 노사 개별 면담…대화 물꼬 틀지 주목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교섭 지원에 나섰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노조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는 탓에 정부도 직접 현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번 주말이 노사의 교섭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확인할 ‘골든타임’으로 꼽히며 한국의 노사관계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노조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긴급 중재에 나선다. 전날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 등 사장단이 총출동해 노조 집행부와 40분간 만났는데도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자 직접 장관이 나선 셈이다. 김 장관은 노조와 사장단의 면담 직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노조 사무실을 찾아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만났다.

총파업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 동안 진행된다. 지금까지는 노조가 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어 총파업을 강행할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 장관이 직접 노사를 만나면서 교섭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경남 진주 집회 현장에서 노조 조합원이 사망하며 불거진 ‘CU 사태’ 당시에도 직접 중재자로 나선 바 있다. 이에 화물연대와 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는 교섭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결과를 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국내 대기업인 만큼 이번 노사 협상 결과는 향후 한국 노동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방침이다. 파업을 시작할 경우 이를 강제로 종료하는 ‘강제조정권’이라는 조치가 있긴 하지만 정부는 파업 이전까지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협상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 “밤을 새워서라도 대화를 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고, 청와대 또한 전날 “아직 긴급조정권 발동을 결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노조는 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고,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전날 사장단과 김 장관을 연달아 만난 뒤 “핵심 요구에 대한 안건이 있어야 교섭이 가능하다”며 사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와 대표교섭위원 교체를 요청했다. 파업이 벌어질 경우 최대 5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피해액을 10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