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장관·2차장 교체, 바이든 정부에 대북정책 존중 바란 것"
by정다슬 기자
2021.01.21 09:46:25
초토화된 외교부, 정상화 필요
바이든팀, 트럼프 대북정책 잘못된 정책으로 꼽아
韓과 美 대북정책 입장 조율 쉽지 않을 것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 장관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일제히 교체된 의미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이 좀 존중을 해 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 전 장관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를 초토화해 새로 국무부를 복원한다고 하는데, 한국 외교부도 그에 못지 않다”며 “새로 된 외교장관 내정자가 한국의 외교 기능을 좀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은 결국 사람이 하지 않느냐”며 “사람들(외교관)의 사기를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탑-다운’ 방식의 업무방식을 선호한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실무진들이 계획을 만들어나가는 ‘바텀-업’ 방식을 추진할 것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청와대 외교안보실이 주도권을 쥔 상태로는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송 전 장관은 “미국의 새 팀이 안정적이고 실무적으로 외교를 해나가겟다고 얘기를 하지 않았냐”며 “외교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로 외교부 장관으로 지목된 정의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유연한 성격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미국과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미국 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첫 국가안보실장 출신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설계자 중 하나로 불리는 인물이다. 싱가포르회담과 하노이회담이 이뤄지기 까지 북미·남북 협상 국면에서 밀접하게 관여해왔다.
반면 1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 비핵화에 관한 질문에 “이는 나아지지 않았던 문제다.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며 “우리가 하려는 첫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 전 장관은 “그 잘못된 정책에 한국 신임 장관 내정자가 핵심으로 일하지 않았느냐”며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에 있어 미국의 입장을 우리한테 가깝게 끌고 오기에는 미국 쪽 입장이 단호하고, 그러면 우리 장관 내정자가 미국 입장을 가서 알아가기엔 기존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