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대 손배소' 의료계, 정부·尹 대통령 등 상대 소송 제기

by최오현 기자
2024.06.05 12:14:22

소송 대리인 “소송금액, 전공의 1만명 3~4개월치 급여분”
“업무개시명령 효력 상실…위반 요건 성립 안해”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의정갈등 의료계 소송 대리를 맡은 이병철 변호사가 정부에 1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의대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이 변호사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공의 1만명, 의대생 1만 8000명, 의대교수 1만2000명, 의협 소속 의사 14만명 등 의료인을 원고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피고는 대한민국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등 관련 정부 부처 공무원이다. 의대 증원에 찬성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도 포함됐다. 이 변호사는 소송금액을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2월을 기점으로 전공의 1만명의 3~4개월치 급여분으로 총 1000억원을 추산했다.

그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공무원의 고의·중과실로 국민에게 불법행위를 가해 손해를 입힌 경우 대한민국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이 때 공무원의 고의·중과실인 경우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소송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 진료유지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것을 두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외통수에 갇혔다”며 “바보짓을 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전날 세 가지 명령을 철회하며 복귀 전공의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약속한 반면,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처분 여부를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복귀 전공의의 행정 처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에 이 변호사는 “장관이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했기 때문에 업무개시명령은 효력을 상실했다”며 “위반 요건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의 발표는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을 할 수 없다. 그런데 행정처분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한 것”이라며 “나는 바보라고 발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는 발표에서 ‘장래에 향해’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업무개시명령 철회가 장래효를 적용해 미복귀 시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정부는 이 같은 변명 자체가 위헌, 위법, 무효”라며 “헌법상 법치국가원리, 신회보호원칙, 행정기본법 12조 위반이고, 자의에 의한 행정으로 헌법 11조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권한을 남용하는 행정기본법 11조도 위반”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