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직격탄…작년 국세수입 전년比 51.9조 감소
by조용석 기자
2024.01.31 11:30:06
2023년 국세수입 344.1조…전년比 역대 최대폭↓
과대추계 기준 역대최대 오차…56조 세수펑크
법인세 전년 대비 23.2조↓…소득세도 12.9조↓
“세수추계 개선 위해 IMF 등과 구체적 실무대화”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지난해(2023년) 국세수입이 전년대비 무려 52조원 가까이 적게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실적 악화 및 자산시장 위축으로 법인세 등 주요세목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감소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는 역대 최대 과대추계 오차율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연간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전년(395조9000억원) 대비 51조9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전년 대비 세수가 50조원 이상 덜 걷힌 것은 역대 처음이다. 종전 전년대비 수입 감소폭이 가장 컸던 2020년(-7조9000억원)의 6배 이상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첫해로 글로벌 기업실적 및 경기침체가 심각했다.
세수추계 오차율은 과대추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400조5000억원의 국세수입을 예상했으나 실제 344조1000억원만 걷혀 추계치 대비 56조4000억원이나 부족했다. 오차율은 -14.1%로, 역대 과대추계(마이너스) 기준 오차율이 가장 높다. 정부는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0%대 세수추계 오차를 내면서 체면을 구겼다. 정부가 3년 연속 10% 이상 대형 세수오차를 낸 것은 1988년~1990년 이후 33년 만이다.
국세수입 감소는 기업실적 악화 및 자산시장 위축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법인세수는 전년(103조6000억원) 대비 22.4%(23조2000억원)나 감소한 80조4000억원에 그쳤다. 2022년 4분기 이후 본격화된 경기둔화에 따라 기업영업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걷는 법인세도 급감했다.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가 105조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80조원에 머물면서 오차율이 -23.4%나 됐다.
소득세 역시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에 따라 전년대비 10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소득세는 115조8000억원 걷히면서 전년대비 12조9000억원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세정지원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종합소득세는 전년 대비 2조5000억원 줄었고, 토지·주택거래와 관련이 큰 양도소득세는 14조7000억원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2022년 11월~2023년 10월) 순수토지매매거래량은 48만9000필지로 전년(2021년11월~2022년10월) 대비 32.4%나 줄었다.
이외에도 수입감소로 인해 부가가치세와 관세가 각각 전년 대비 7조9000억원, 3조원 줄었고, 유류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교통세가 3000억원 감소했다. 부동산 공시지가 하락 및 세율인하의 영향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전년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한 4조6000억원만 걷혔다.
정부는 대형 세수오차를 방지하기 위해 △추계모형 고도화 △세추추계위원회 민간 전문성 강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진규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국제기구와의 협업은 작년 말부터 계속 진행되고 있고 실무적으로 구체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IMF 및 OECD와 모두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