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역업계, 디지털 전환 기대…걸림돌은 기술·정보 부족”

by박순엽 기자
2022.04.07 11:00:00

한국무역협회 3월 ‘디지털 전환 현황’ 설문조사
무역업계 49.5% “자사 디지털 전환 속도 더디다”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 이해·활용 역량 부족 등 지적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무역업계가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나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무역업계 831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3월 ‘디지털 전환 현황’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49.5%가 ‘현재 자사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반면 ‘디지털 전환이 앞으로 경쟁력 강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8.4%에 달해 기업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에 거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의 긍정적인 효과 중 ‘제품 및 서비스 품질향상’(75.5%)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신규 시장 개척’(74.8%), ‘업무 효율화’(73.8%), ‘실시간 정보 공유’(67.5%), ‘생산성 향상’(66.3%) 등 분야에서의 기대도 컸다.

디지털 전환 추진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론 ‘관련 기술 및 정보 부족’(52.5%)을 꼽았다. 의료기기를 제조·수출하는 A사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어느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디지털 전환 추진 단계별 전문가의 진단과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인력 확보 어려움’(47.6%)과 ‘직원들의 디지털 전환 이해도 및 활용 역량 부족’(36.7%)을 호소하는 기업들도 많았다.

일부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뒤처져 자사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기계 부속품 제조기업 B사는 “인력 채용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전문인력을 충원해 비교적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제한된 인력으로 본업에 충실하기도 빠듯하다”고 성토했다.

장석민 무역협회 디지털혁신본부장은 “협회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의 디지털 전환 진척 수준과 수요에 맞는 교육·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디지털 서비스 공급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여러 각도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대응을 위한 정부 정책 수요 (그래픽=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