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산재로 50억원"...화천대유 직원들 퇴직금의 20배
by박지혜 기자
2021.09.27 11:23: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 곽병채(32) 씨의 퇴직금 50억 원에 대해 “개인적인 부분이라 대답하기 곤란하지만, 산재를 입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54분께 변호인을 대동하지 않은 채 서울 용산경찰서에 도착해 ‘대가성’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분(곽 씨)이 대답하지 않는 한 제가 말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 씨는 곽 씨 퇴직금 관련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퇴직금 지급 규모를 묻자 “여러 가지 의혹과 억측이 있다”며 “기본 퇴직금이 5억 원 정도인데, 성과가 계속 나오니까 이사회 임원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박 특검 딸)은 아직 퇴직 처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논란을 빚은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화천대유는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에서 출자금 대비 1154배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아 특혜 논란을 받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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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곽 씨는 2018년 기침, 이명, 어지럼증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정도로 화천대유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점을 내세워 퇴직금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선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곽 씨는 전날 아버지 곽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화천대유로부터 성과급·위로금·퇴직금 등 명목으로 28억 원을 실수령했다며, 자신에게 부친인 곽 의원이 화천대유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은 김만배 씨로 추정된다. 곽 의원과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다.
곽 씨는 곽 의원이 자신이 28억 원을 수령한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면서 “화천대유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셔서 급여랑 성과급 등을 말씀드렸다. 제 인생은 제가 선택하고, 제가 책임지고, 제가 그려왔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돈은 모두 제 계좌에 있고, 제가 화천대유에 입사해서 일하고 평가받은 것”이라며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것보다 회사와 오너에게 인정받도록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회사에 다녔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빗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 일뿐”이라며 “제가 입사한 시점에 화천대유는 모든 세팅이 끝나 있었다. 설계자 입장에서 저는 참 충실한 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며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냐,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냐”라고 되물었다.
| 곽상도 무소속 의원. 곽 의원은 지난 26일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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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회사 내부 지급기준과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곽 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는 “다른 일반 회사와 달리 대다수 부동산개발회사는 임직원들에게 평소에는 기본급 위주로 지급하고 개발사업의 성공적 수행 시 고액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임금 보상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곽 씨의 경우 퇴직 당시까지 지급이 지연돼 온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 지급의 보상도 함께 이뤄진 것이고, 퇴직금 산정에서도 평소의 기본급 위주로 받아왔던 임금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에 따른 성과급도 포함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는 “곽 씨가 7년간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격무에 시달리면서 얻게 된 질병도 하나의 퇴직 사유가 됐다”며 “퇴직 당시 지급받은 금액 중에는 질병에 대한 퇴직 위로금의 성격으로 당시 회사 이사회의 결의를 통하여 승인, 지급된 금액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화천대유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퇴직금으로 사용한 비용이 총 2억60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0년 6년간 화천대유가 퇴직한 직원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모두 2억5903만원이다. 직원들 전체 퇴직금 총액의 20배 가까운 금액을 곽 씨 1인에게 지급한 셈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설립됐고, 곽 씨는 그해 6월 입사해 올해 3월까지 5년 9개월간 근무했다.
곽씨는 월 233만∼380만 원의 급여를 받았으며 이를 고려하면 법정 퇴직금은 2000만 원대이다.
다만 곽 씨를 포함해 올해 퇴직자에 지급한 화천대유의 퇴직금 내역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