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8.02.20 11:14:03
세계 심장이식 환자 1만7천여 명 빅데이터 분석, 이 중 10.7%에서 5년 내 각종 암 발생
심부전의 근본적 치료인 ''심장이식'', 1년 이상 생존 시 암에 대한 경각심 놓지 말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이식수술 이후 5년 내 피부암을 포함한 각종 암에 걸릴 수 있으며, 피부암처럼 일반인에서 생존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암도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장이식은 말기 심부전환자에서 가장 근본적인 표준 치료법이다.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는 자신의 면역체계가 기증받은 심장을 거부하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심장이식환자의 암 발생 위험에 대해선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었다. 이번에 국내연구진이 전 세계 심장이식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석해 구체적인 암 발생 시기와 종류를 밝혀냈다.
한림의대 유규형·한성우·윤종찬 교수, 연세의대 강석민 교수팀은 ‘세계심폐이식학회’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 중 1년 넘게 생존한 1만7,587명을 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대상자들은 모두 심장이식수술을 받기 전까지 암을 한 번도 진단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심장이식 환자 중 이식 후 5년 내에 10.7%에 해당하는 1877명에서 새롭게 암이 발생했다. 암종별로 보면 피부암이 7.0%(1,238명)로 가장 많았고, 전립선암(224명), 폐암(171명) 등의 다른 종류의 고형암이 4.0%(702명)이 뒤를 이었다. 또한 약 1%인 158명에서는 혈액암에 해당하는 림프증식성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암은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양호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심장이식환자에게서 발병한 피부암의 5년 생존율은 50% 이하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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