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홍콩 시위대` 지지..中과 갈등으로 번지나

by신정은 기자
2014.09.30 11:13:32

영국과 미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면서 중국과 갈등이 예상된다. 왼쪽부터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출 방식을 놓고 촉발된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정부가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정부가 홍콩 시위에 사실상 ‘강경대응’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 홍콩의 시위가 중국과 서방국가간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외무부는 “홍콩 시위에 건설적인 협의가 이뤄지길 촉구한다”라는 글로 시작되는 성명을 발표했다. 외무부는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 발표했던 영국·중국 공동성명을 언급하며 “자유는 보통선거를 통해 가장 잘 보장될 수 있다”라면서 “앞으로 협의 기간 동안 홍콩 민주주의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닉 클레그 영국 부총리는 이날 자신 트위터에 “홍콩 거리로 나온 친(親) 민주주의 시위대 용기를 지지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정부도 홍콩 시위대를 지지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본법(홍콩의 헌법격)에 따라 이뤄지는 홍콩 보통선거와 홍콩인들 열망을 지지한다”며 “최대한 자율과 법치를 바탕으로 한 열린 사회는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이며 홍콩이 국제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홍콩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홍콩 당국에는 시위 진압 자제를, 시위대에는 평화적으로 의견을 표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사실상 홍콩 시위대에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어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특구정부의 ‘의법처리’를 신뢰하며 굳건히 지지할 것”라면서 “다른 국가가 ‘센트럴 점령’ 시위와 같은 불법활동을 지지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달 31일 홍콩 행정장관 후보자를 후보추천위원회 1200명의 절반 이상 지지를 얻은 2~3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대학생들과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위대는 이같은 방침이 반중(反中) 인사를 후보군에서 배제하고 친(親)중국 인사만이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며 22일부터 거리 시위에 나섰다.

홍콩 경찰은 29일 새벽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에 이례적으로 최루탄을 발사해 이미 41명이 부상했고 7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