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보건·의료 서비스산업으로 육성"..민영화 반발 거셀듯

by김재은 기자
2014.01.06 13:02:58

원격진료 등 투자활성화 대책 강행 예고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최대 국정과제로 내수활성화를 꼽으며 보건 의료 등 5대 핵심서비스 산업 육성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원격진료 및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등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의료 민영화’ 반대를 내걸로 파업을 예고하는 등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6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기존 제조업 중심 수출만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어렵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 자명해졌다”며 “고용창출력이 높고, 청년이 선호하는 보건 의료 등 5대 유망서비스 산업을 집중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육성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을 통해 보건·의료 등을 신성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이 법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가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으나 의료 민영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작년말 원격진료 허용,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재시동을 걸면서 의료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개혁 등 근본적 대책을 주문하며 오는 11일 총파업을 선언한 상태다. 의사협회는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투자활성화 대책은 ‘교사들에게 학습지, 문구류를 팔아 월급 부족분을 채우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일 의료계 신년하례회에 참석 “원격의료, 투자활성화, 수가문제, 3대 비급여 등 의료 현안에 대해 논의할 정부, 의료계, 가입자단체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등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문 장관의 제안은 박 대통령이 밝힌 보건, 의료 등 5대 유망서비스 업종의 업종별 합동 TF와 상이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합동 TF는 정부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결과를 도출한데 중점을 두고 있어 문 장관이 밝힌 민관 협의체가 제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입시, 취업, 주거, 보육, 노후 등 5대 불안요인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력단절 여성, 은퇴자에게 평생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겪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림살이를 알뜰히 쓰는 게 먼저이고, 줄줄 새는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다”며 “경제활성화 통한 규제개선으로 세수를 확대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그때 증세를 논의하는 게 올바른 순서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세와 국민이 바라는 복지수준에 대해 합의가 필요하다면, 국민대타협위원회를 설치해 최선의 조합을 위해 의견을 수렴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보건 의료 등 서비스 산업 육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언급했음에도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배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