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성 기자
2013.12.09 13:18:49
이영희 부사장, 내년 사장 승진 가장 유력
경쟁자였던 심수옥 부사장, 미국유학으로 밀려나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지난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75년이 된 삼성그룹 역사상 최초의 전문 경영인 출신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할 수 있을까.
올해는 삼성 사장단 정기인사가 끝나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내년엔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CEO 1호가 배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CEO 1호로 이영희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 부사장이 손꼽힌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 부사장이 지난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1년 발탁 승진한 터라 올해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지만, 내년에는 여성 최초의 CEO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국적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출신의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론칭시키며 휴대폰 사업 세계1위를 달성하는 데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그룹 내에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에서는 여성 사장으로 그룹의 오너인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인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내정자 2명이 있을 뿐 전문 경영인 출신의 여성 CEO는 전무하다.
특히 차세대 유력한 여성 CEO 후보로 경쟁하던 심수옥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실장(부사장)이 이번 정기 인사를 앞두고 갑자기 미국 유학을 위해 휴직하면서 현재로선 이 부사장의 경쟁 상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심 부사장 본인이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휴직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학업을 마치기까지는 1~2년 가량 걸릴 것”으로 전했다. 직장 대신 유학을 택한 심 부사장은 사실상 당분간은 여성 CEO 경쟁 레이스에서 멀어졌다는 게 삼성 내부의 평가다.
이 부사장은 심 부사장보다 1년 늦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전무 직급은 심 부사장보다 2년 뒤인 2010년에 달았다. CEO 후보군으로 꼽히는 부사장으로의 승진도 심 부사장보다 1년 처진 지난해에 이뤄냈다. 이 부사장은 뛰어난 마케팅 감각으로 그룹 내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패션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르면 10일이나 11일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 이 부사장이 어떤 역할을 맡을 지도 주목된다. 차기 CEO로 조직이 낙점을 한 상황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 부사장의 역할과 책임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도 여성 CEO 탄생을 어느 때보다 기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011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여성임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삼성그룹 여직원 가운데서도 CEO가 나와야 된다”고 강조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도 여성 CEO 배출을 위해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내년에 삼성그룹 최초의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CEO가 탄생하게 되면 이 회장의 당부가 3년 만에 현실화되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 삼성그룹 정기인사에서는 지난 1992년에서 1994년에 입사한 대졸 공채 출신 여성직원 4명이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여성공채 임원시대를 여는 등 삼성내 여성 인재가 중용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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