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원정희 기자
2011.01.31 12:13:00
마힌드라, 내달초 경영권 인수·3월 법정관리 종료
"바닥 찍었으니 좋아질 일만 남았다"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쌍용자동차가 또다시 죽을 고비(?)에서 살아 돌아왔다. 인도 마힌드라는 다음달초 쌍용차(003620)의 경영권을 확보,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과거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로 팔린 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기술유출 논란 등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또 다시 외국기업으로 팔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깊다.
그러나 쌍용차는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의 기업문화가 다르고, 경영권 인수 방식, 제반 여건 등에서도 확연히 다른 점을 부각, 제2의 도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5200억원을 투자,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차 지분 70%를 인수한다. 쌍용차의 법정관리로 대주주간 지분거래가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갖는 구조다.
따라서 쌍용차의 자본금 역시 4000여억원 늘어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 대주주였던 상하이차로 매각될 당시엔 주인이 채권단에서 상하이차로 바뀌었다는 점 말고는 매각자체로 인한 쌍용차의 재무구조 개선 등 질적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당사자인 쌍용차는 철저히 배제된 채 당시 채권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매각이 이뤄졌고, 그 결과 채권단은 주식매각이익을 챙겼다.
매각으로 인한 이익이 기존 대주주(채권단)로 가는게 아닌 쌍용차 내부에 쌓인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경영정상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상하이차는 상하이시 소유로 사실상 국영기업이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영상 책임이라는 점에서 민간기업보다 구속력이 덜 한 측면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런 점들이 경영악화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쌍용차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쌍용차 고위관계자는 "마힌드라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상하이차 보다는) 책임감 있고 합리적인 경영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쌍용차 또 다른 관계자는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후 주요 보직에 상하이차 측 인사들을 앉히면서 회사 내 분위기나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측면이 있었다"며 "마힌드라는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미국의 유수대학인 아이비리그 출신들로 합리적인 인사로 평가되고 기업문화도 영국쪽에 가깝다"며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지난 28일 열린 쌍용차 관계인집회에 참석한 파사사라시 마힌드라 부사장도 "이르면 2월께 쌍용차에 대한 투자계획과 대표자 선임 등을 발표할 것"이라며 "조직 역시 최대한 한국인 임원을 중심으로 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기적으로 봐도 마힌드라의 인수 시점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때 연간 16만대 이상 팔리고 6000억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쌍용차였지만 최근 2~3년 판매대수는 10만대 밑으로 떨어지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