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규제완화 못하는 3가지 이유

by김혜미 기자
2010.07.22 14:50:36

집값 상승률 두자릿수·부동산 투자 여전히 활발
섣부른 규제 완화는 물가상승 부추겨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최근 중국 증시의 최대 화두는 `부동산 규제 완화`다. 지난 몇 달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뚝 끊기면서 규제 강도가 너무 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기에 이같은 소문은 증시에 숨통을 틔워 줬다. 

단초를 제공한 건 상하이 등 일부 도시에서 3주택자 대출이 재개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였다. 이후 원자바오 총리가 성장 지속을 위한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그러나 규제 완화는 여러가지 면에서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 상반기 중국 부동산 투자 규모(출처 : 차이나 데일리)
중국 국가통계국(NBS) 발표에 따르면 지난 달 중국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11.4%를 기록했다. 지난 4,5월 기록한 12%대보다 낮으며 2개월 연속 둔화됐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여전히 집값 상승률이 두 자릿 수로 결코 낮지 않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이코노믹 트렌드에 따르면 베이징의 주택 가격은 평균 소득수준의 22배에 이르고, 중국 내 부동산 투자규모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한다.

거래량도 여전히 많다. 지난 상반기 중국의 부동산 판매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한 1조9800억위안을,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38% 늘어난 1조97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이들의 투자는 더 극성을 부려 부동산 시장은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올 상반기 부동산 거래 규모가 499억위안에 이른다면 이 가운데 39%는 외국계 기관 투자가들이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전년동기 대비 5배나 늘어난 규모다.

이들이 중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강한 기대감에서다. 대니 마 CB 리차드 엘리스 부장은 "지난해에는 금융위기로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이 둔화됐지만 유동성 증가와 위안화 절상 기대감으로 올해는 반대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가 나오지만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여전히 높다. 최근 일부 금융기관이 소폭 수정했지만 대부분은 정부 목표치인 8%를 넘어선다. 국가신식중심(SIC)이 올 하반기 성장률을 9.5%로 전망하고 있고, 씨티그룹도 올해 전체 성장률을 9.5%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규제 완화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HSBC 등 금융사들은 이 때문에 규제 완화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매체 163.닷컴은 중국 정부는 오는 2012년 부동산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