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판교주변 집값상승, 언제까지?

by이진철 기자
2005.06.07 16:17:16

중대형아파트 가격강세 지속.. 판교개발·재건축규제 영향
강남·분당·용인 등 중대평형 상승여력 충분, 매수세 확산
심리적 영향 커.. 판교분양시까지 상승세 지속될 듯

[edaily 이진철기자] 판교신도시 개발로 촉발된 인근 분당,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규제강화로 중대형아파트의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강남지역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값도 급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분당, 용인을 비롯해 서울 강남 등의 중대형아파트가 판교 중대형아파트와의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향후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에도 아랑곳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당장의 수급보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요인이 아파트값 상승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 아파트값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판교 후광효과로 중대형아파트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건영 33평형의 경우 최근 열흘사이 4500만원 올라 평균 4억2000만원선의 시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서현동 효자동 60평형대도 같은기간 9500만원이 상승한 평균 9억5000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이매동 아름두산 58평형의 매매가는 평균 9억7500만원으로 최근 열흘사이 8500만원이 올랐다. 구미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판교 중대형아파트 예상분양가에 비해 분당의 가격이 저렴해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매수세에 동참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이 가능하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세금부담 등 각종 정부규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판교와 인접해 있는 용인지역도 중대형 아파트값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열흘사이 풍덕천 수지삼성5차 34평형은 2500만원, 구성읍 연원마을성원 32평형은 2000만원, 신봉동 현대아이파크 32평형은 2500만원이 각각 올랐다. 이같은 판교 후광효과에 따른 아파트값 오름세는 분당, 용인지역에만 그치지 않고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겹친 평촌, 의왕, 과천 등지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지역도 정부가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강화하면서 중대형아파트가 중소형에 비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45평형이 15억~16억원선으로 최근 보름사이 1억원이 치솟았으며, 개포동 우성3차 56평형도 같은기간 7000만원이 오른 12억~14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송파구 역시 대형평형을 중심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송파동 삼성래미안 49평형은 8500만원이 뛰어 오른 9억~9억9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송파동 미래공인 관계자는 "소형평형건립 강화 조치로 강남권 중대평형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희소성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져 가격이 최근 수천만원씩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재건축 이주수요 가격폭등 한몫.. 4분기 입주증가로 안정세 전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과 분당, 용인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강남권에서 수천가구에 달하는 저밀도 재건축아파트의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수급불균형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판교`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가세하고, 매도자 우위의 거래로 세금인상분이 매매가에 본격적으로 전가되는 것도 최근 이들 지역 아파트값 급등의 이유로 들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부동산팀장은 "강남의 대형평형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심리적 이유가 분당 등 인근지역의 가격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강남 대규모 재건축단지 일반분양과 판교분양이 마무리되기까지는 가파른 가격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올 4분기부터는 강남 등의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 전망"이라며 "정부가 당장 단기적인 집값 안정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수요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의 아파트값 상승은 앞으로 주택정책이 양보다는 질적 수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강남과 분당 등 일부지역의 평형별 아파트값 양극화 현상은 이제는 주택보급률 등 절대적인 공급규모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수요자들의 지역 및 규모별 주거시설 선호현상을 감안, 시장기능에 맞는 주택공급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