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사람이 될 거예요”…나눔 꿈꾸는 청년

by정윤지 기자
2025.12.30 07:15:00

기아대책·의왕시·사단법인 콜앤두 ‘온마을 프로젝트’
위기아동 발굴해 물질적·정서적 지원
자립준비청년 김하늘씨, 각종 지원 받아 새해 첫 출근 앞둬
“오갈 데 없어 헤맸는데…제가 받은 사랑 돌고 돌아야”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지난 26일 경기 의왕 경기중앙교회에서 만난 김하늘(22) 씨는 나란히 앉은 윤용범 사단법인 콜앤두 대표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진한 미소와 농담을 주고받았다. 영락없는 ‘부자(父子)’의 모습이었다.

지난 26일 경기 의왕시 경기중앙교회에서 만난 윤용범(맨 왼쪽) 사단법인 콜앤두 대표와 김하늘(22)씨, 나진영 의왕시청 가족아동과 아동보호드림팀 주무관이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사진=정윤지 기자)
김씨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콜앤두(경기중앙학교)·의왕시청이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온마을프로젝트’의 도움을 받고 있는 자립준비청년이다. 그는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스무살까지 의왕에 위치한 그룹홈(가정해체, 방임, 학대 등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한 데 모여 생활하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랐다. 성인이 되며 그룹홈을 떠나 해병대를 전역한 뒤 현재는 취업을 앞뒀다.

지난 2023년 그룹홈 퇴소를 앞두고 막막했던 김씨는 윤 대표를 만났다. 김씨에게 아버지 같은 어른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당시 의왕시청 가족아동과 담당자 덕분이었다. 김씨는 윤 대표를 통해 아낌없는 정서적 지지를 받았다. 혼자였던 김씨가 고민이 있으면 털어놓을 수 있고 힘든 일이 있으면 나눌 수 있는 어른을 만난 것.

김씨가 해병대 훈련소 교육을 수료하던 날에도 윤 대표는 함께 했다. 그는 “(윤 대표가) 군대 수료식 때 포항까지 오셔서 축하도 해주고 밥도 사주고 가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윤 대표에게도 김씨는 남다른 아이였다. 평생 지역의 아이들을 돌보는 사회봉사를 해온 윤 대표는 김씨의 성실한 태도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에 보상과 힘을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 역시 김씨의 해병대 수료식 날을 떠올리며 “우리라도 안 왔으면 하늘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를 보고 ‘충성’하면서 안아주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2023년 해병대 수료식을 마친 김하늘씨와 윤용범 사단법인 콜앤두 대표가 포옹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김씨는 자신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온마을 프로젝트 덕분이라고 했다.

‘도움을 퍼부어줬다’는 그의 말처럼, 정서적 지지와 함께 각종 생필품이나 긴급지원 등을 통해 자립을 위한 공부 환경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김씨는 그 덕에 굴착기운전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또 고립은둔·언어장애·학교폭력 등 어려움을 이겨낸 다른 청년들과 함께 첫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의왕시에게도 이 같은 협력은 매우 소중한 존재다. 위기아동을 발굴해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시 입장에서는 훨씬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같은 업무를 했던 나진영 의왕시청 가족아동과 아동보호드림팀 주무관은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만큼 수시로 아동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나 주무관은 “대부분 1년에 안부나 취업 여부 정도만 한 번 확인하는데 여기서는 여러 번 프로젝트를 해보겠느냐고 제안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고 했다. 이들이 이렇게 돌보고 있는 온마을 프로젝트 대상 청소년들은 80여 명에 달한다. 윤 대표도 “사각지대 중에서도 틈새까지 물을 흘려보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을을 키워가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소통과 교류’가 정말 필요했던 만큼 자신이 받은 가르침을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1대1 멘토링’으로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새해 벽두부터 첫 출근을 앞두고 있다. 의왕의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며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출근을 앞두고 책을 읽거나 헬스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씨는 “일상 속의 지루함을 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갈 데 없어 헤매던 아이를 거리낌 없이 거둬주신 것도 모자라 많은 가르침과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며 “제가 받은 사랑은 돌고 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