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오고 기온 오르면 건설·부동산업 타격 가장 커
by최정희 기자
2023.12.18 12:00:00
한은, BOK경제연구 발간
'물리적 기후변화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연간 총강수량 1m씩 증가하면 건설업 10% 성장 감소
제주·경남 등 남쪽 지역 피해 가장 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아지는 기후변화가 크게 나타날 경우 건설업, 부동산업, 금융업 등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국내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이라는 BOK경제연구에 따르면 연 총강수량이 1미터(m) 증가할 경우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2.5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금융협의체(NGFS), 세계 중앙은행들의 기후 시나리오 분석에 주로 활용되는 방법론에 따라 국내 만성 기후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을 패널 고정효과 모형을 활용해 실증분석한 것이다.
산업별로 보면 실외에 노출된 생산활동이 많고 노동생산성에 영향을 상당히 받는 건설업이 9.84% 감소했고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 제조업 성장세도 6.78% 감소한다. 강수 피해시 보험청구 증가와 관련 산업의 부실화에 따라 금융 및 보험업도 실질 부가가치 성장이 3.62% 감소한다.
다만 연 평균기온 상승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 성장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서비스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기온이 평균 1도 상승시 도매 및 소매업 성장은 1.85% 감소했고 부동산업은 1.74% 줄었다. 도소매업의 경우 재고 유지 관리, 공급망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부동산업은 냉방시설 확충 등의 비용이 늘어난다.
이러한 산업별 피해함수 추정치를 기준, 1985년~2021년 각 행정구역의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관측될 가능성이 높은 연도별 기온, 강수량 변화(중간값)가 5년간 누적된다고 가정할 경우 건설업, 부동산업의 피해가 컸다.
건설업은 2023~2027년 5년간 누적 기준으로 4.90%, 부동산업은 4.37% 성장이 감소했고 섬유 의복 및 가죽제품은 2.53% 감소했다. 비금속광물 및 금속제품은 1.76%, 금융 및 보험업은 1.13% 가량 피해 영향이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위도상 기온이 더 높은 남쪽에 위치하거나 불투수면 비중이 높은 도시화 및 산업화 지역인 제주(-3.35%), 경남(-2.39%), 대전(-1.54%), 부산(-1.31%), 대구(-1.03%) 등의 피해가 컸다. 인천(-0.93%), 울산(-0.88%), 서울(-0.75%)도 피해가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원 한은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평균 기온과 총강수량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며 “본 추정치는 홍수, 가뭄, 산불 등 급성 리스크로 인한 직접적 피해 영향에 대한 예측은 포함하고 있지 않아 이를 고려할 경우 피해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지역별 기후리스크 피해 영향 평가는 거시 경제의 장기 성장 관점에서 기후변화의 물리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응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원에 대한 관심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산업에서 원활한 사업 운영 및 미래 전략 측면에서 장기적 시계의 물리적 리스크 관련 식별, 평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체계적 인식 및 대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