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대표 “김정주 뜻 이어갈 것”…갑작스런 비보에 업계 ‘침통’

by김정유 기자
2022.03.01 21:37:27

김정주 넥슨 창업자 별세에 1일 사내 공지 띄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 있던 분, 가슴 먹먹”
김택진 엔씨 대표도 “사랑하는 친구가 떠냈다” 애도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등 업계 허탈감 표해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김정주(사진) 넥슨 창업자(NXC 이사)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넥슨 내부는 물론 국내 게임업계 전체가 허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을 든든히 받쳐왔던 업계 ‘맏형’이었던 김 창업자의 죽음인 만큼 허탈감이 더 깊은 모습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1일 사내 공지를 통해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며’라는 애도의 글을 게재했다. 이 대표는 “넥슨의 창업주이자 저의 인생의 멘토였던,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김정주 사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며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김 사장님은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넘쳤고, 본인이 좋아하는 걸 찾아내면 어린 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빠져들던 분”이라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랐고,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경험하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것에 진심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도 그분의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하루 넥슨 가족 여러분들 모두가 김정주 사장님을 기억하고 추모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도 애도를 표했다. 마호니 대표도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소식에 넥슨 가족 여러분 모두 큰 충격을 받으셨으리라 생각한다”며 “사장님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장님의 뛰어난 감성을 느끼는 동시에 그를 따뜻하고 훌륭한 친구로 기억할 것”이라며 “25년 넘게 저에게도 많은 가르침과 영감을 불어넣어주셨다”고 덧붙였다.



마호니 대표는 김 창업자와의 첫 인연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첫 만남은 오래전 둘 다 젊었을 때 넥슨이란 회사가 강남의 작은 사무실에 모인 몇몇의 사람들에 불과했을 때 이뤄졌다”며 “그때 이후 사장님은 줄곧 너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식과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하라고 자극을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내 사장님을 추모할 수 있는 방식을 준비하도록 할 것”이라며 “하지만 진정한 추모는 우리 모두가 사장님이 항상 추구했던 혁신가, 리더, 그리고 서로의 친구가 돼 주는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진=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페이스북 캡쳐
넥슨 외부의 업계 인사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김 창업자와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자신의 SNS를 통해 허망함을 표현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는 글을 게재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업계의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짧은 글로 애도를 표했다. 남궁 내정자의 글엔 업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는 이날 긴급 메일로 “유가족이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한 설명을 드리지 못한다”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됐다”고 전했다. 김 창업자는 1968년생으로 향년 54세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