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후 혼수상태 환자 95%, 24시간 내 정상회복 여부 확인 가능

by이순용 기자
2015.09.24 11:05:38

세계최초 신생아 뇌파 검사법 성인 심정지후 혼수 환자 130명에 적용
24시간 내 정상뇌파 회복하면 좋은예후 민감도 94.6%, 36시간 동안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폐소생술의 활성화와 심정지 후 치료기술의 발달로 심정지 환자의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정지 후 혼수상태의 환자가 다시 정상으로 깨어날 수 있을지를 진단하는 방법은 세계적으로 미비한 실정이었습니다. 이때 심정지 환자의 예후를 간편하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박규남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응급의료센터장)는 23일 “최근 세계 최고 권위의 심장의학국제학술지인 서큘레이션에 논문이 실림과 동시에 이 주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학술지 홈페이지 전면을 장식,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를 비롯한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심정지 후 혼수상태에서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진폭통합뇌파기(aEEG ·amplitude-integrated EEG) 이용해 72시간동안 지속뇌파를 측정했다. 진폭통합뇌파기는 신생아의 두피에 전극을 붙여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의료용 검사기기다.

박교수 연구팀은 이전까지 신생아 뇌파 검사기기로 이용해온 진폭통합뇌파기를 활용해 저체온 치료를 받은 심정지 환자의 뇌손상 가능성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저체온요법은 심장이 멈춘 후 다시 심장 다시 뛰기 시작한 혼수환자들의 체온을 32~34도로 낮춰 24시간동안 유지한 후 서서히 체호을 올리는 치료법이다.

이 요법은 심정지로 산소공급이 중단된 후 심장활동은 회복됐으나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어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에서 2차 뇌손상 가능성을 줄여 환자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유일한 치료법이다. 서울성모병원 박규남 교수팀이 1997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의 40%는 자발순환이 회복되나 자발순환회복자의 90%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면서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면 저체온치료 하는 과정 중에 근육이완제, 진정제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진단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진폭통합뇌파기를 이용한 예후예측법은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의료진이 직접 뇌 회복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정확한 획기적인 예후예측방법”이라며 “저체온치료가 종료되기 이전에 환자의 예후를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환자의 뇌손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의 변화를 주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적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규남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