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신용보호상품' 중복가입자 4만6천명에 전액환급

by김동욱 기자
2015.06.12 12:00:00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카드사들이 텔레마케팅(TM) 영업을 통해 판매하는 ‘신용정보보호서비스’에 중복으로 가입한 가입자가 4만 6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금전 피해를 본 고객에게 피해금액을 보상해주는 이 상품은 중복 가입해도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카드사들이 약관에 이런 사실을 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입을 권유할 때도 이를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이 중복가입자에 전액 환급하도록 조치했다.

금융감독원은 4만 6000여명의 고객이 카드사의 ‘신용정보보호서비스’ 상품에 중복 가입했고 3개 이상 중복 가입한 고객도 3642명에 이른다고 12일 밝혔다.

카드사들이 TM을 통해 판매하는 이 상품은 8개 카드사와 신용정보사, 보험사의 서비스가 결합한 것으로 일종의 보험상품이다. 고객이 매달 3300원씩 카드사에 내면 개인정보 유출로 금융사기를 당해 손해를 입었을 때 카드사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올해 2월 말 현재 313만명이 이 상품에 가입했고 매년 200만명 이상이 신규로 가입한다. 이 상품 판매에 따른 카드사 전체의 수수료 수입은 2013년 484억원, 2014년 804억원으로 매년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이 상품 판매로 짭짤한 가외수익을 올리고 있는데도 상품가입에 필요한 필수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카드사들의 중복 판매다. 이 상품에 중복 가입해도 초과 보상을 받을 수 없는데도 사전에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카드사들이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 카드사는 15~60일의 무료이용기간을 미끼로 고객의 가입을 유도한 뒤 기간이 끝난 뒤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것인지 물어보지 않고 일괄 유료로 전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소비자가 서비스 해지를 원할 땐 카드사 직원과의 통화연결이 쉽지 않고 해지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소비자로선 이에 따른 불편이 상당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15일부터 카드사들이 중복회원에 대한 납부요금을 전액 환급하도록 조치했다. 이번에 카드사들이 중복가입자에게 돌려줄 환급액은 4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카드사들이 중복가입자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해지 신청 시엔 상담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해지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도록 지시했다.

이상구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번에 실시한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카드사의 영업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조만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구조 (자료=금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