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파일' 추가폭로‥여야, 국정조사 신경전 격화

by김정남 기자
2013.07.24 14:30:42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가 시작부터 여야간 신경전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4일 이명박 정부 당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조작됐다고 폭로하자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이같은 내용의 권영세 주중대사 녹취록을 폭로했다. 권 대사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이었다. 박 의원의 주장은 국정원이 대화록을 임의 조작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보고했다는 것이어서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4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에 따르면 권 대사는 지난해 12월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정원에서 그때는 MB정부 들어 원세훈으로 원장이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대화록)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다”면서 “아마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보고를 하고. 요약보고를 한거지, 요약보고를 한건데. 그걸 이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는데”라고 언급했다.

권 대사는 또 한 동석자가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그걸 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가지고. 읽어본 사람들이 땅을 쳤다고 하더라’고 하자 “상당히 가능성이 있죠. 그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국정원에서”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근데 지금 소스가 청와대 아니면 국정원 아니냐. 그게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면서 “전해들은 얘기라서 가지고 쓸 수는 없겠지만 만약 이게 문서로 뒷받침이 된다면 엄청난 얘기지”라고 말했다.



권 대사는 한 동석자가 ‘이번에 되면 바로 저희한테 달라’고 하자 “언론을 통해서는 안 할거야 아마. 정상회담록 공개하는 과정에서 2007년에 정상들이 도대체 가서 무슨 얘기를 하고 앉아있는 거였는지. 그때 가서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권 대사의 일련의 발언에 대해 “정권유지와 나아가 장기집권을 위해 비상계획을 만들고 실행하는 시나리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권 대사의 녹취록을 공개했던 적이 있다.

이같은 폭로가 나오자 새누리당은 당장 발끈했다.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의원이 대화록과 관련한 질의를 했는데 이것은 국정조사 범위에 포함이 안 된 것”이라면서 “이런 질의가 계속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도 “(민주당이) 국정원 댓글사건이 대선개입이라고 호도해서 정치공세의 장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면서 “국기문란 사초사건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국정조사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권 대사의 발언이 지난해 12월10일에 있었는데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국정원이 한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국정조사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