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마이크 든 안철수…뚜벅뚜벅 골목정치
by정다슬 기자
2013.04.25 14:12:08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국회의원 안철수의 첫 행보는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자신에게 표를 던져준 주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25일 오전 7시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노원구 마들역을 찾아 출근 인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하루를 열었다. ‘감사합니다’라는 어깨띠를 찬 안 의원은 출근하는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연신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5일 오전 상계동 일대를 다니며 확성기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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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께부터는 상계 3, 4동에 위치한 희망촌과 양지마을을 방문했다. 이곳은 철거민들이 정착한 마을로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이른바 ‘달동네’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좁은 골목을 안 후보는 하얀 우비를 입은 채 돌아다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람들이 드문 골목길에서는 확성기를 들고 “지난 선거 때 약속드린 것처럼 (당선 한 뒤) 다시 왔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선거기간 약속한 것들 꼭 지키겠다”고 외쳤다.
주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안 의원의 목소리를 들은 이들이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고 화답을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인사를 나누기 위해 가랑비를 맞으면서 안 후보의 방문을 기다리는 이도 있었다. “새로운 정치를 부탁드린다”라는 주민의 당부에 안 의원은 “열심히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행보로 왜 이곳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여기가 상계동 중에서도 가장 형편이 어려운 곳이고, 정치에 대한 불신도 가장 크다”며 “선거 때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는 곧 자신의 주장하는 ‘새 정치’와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정치인들이 열심히 묵묵히 살아가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준다고 말한다”며 “결국 새 정치의 좁은 의미란 실천, 실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담론이나 국가적 아젠다를 말하기 이전에 상계동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면 (새 정치를)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 의원은 “이제 막 당선된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적과 아군에 상관없이 국민의 입장에서 옳은가 그른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생 문제에는 여야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첫 출석해 의원 선서를 하고 의정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주말인 28일까지는 지역을 돌며 당선인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