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은행권 무역금융, 수출·수입 부문 모두 증가세
by김도년 기자
2011.02.16 12:00:00
매입외환·내국수입유산스 각각 7.8%, 21.5%↑
"올해도 증가세 지속..증가폭은 다소 제한적"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지난해 국내은행의 무역금융은 수출과 수입 관련 실적이 모두 지난 2009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 12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매입외환(★아래 용어설명) 잔액은 216만7000억달러, 내국수입유산스(★아래 용어설명) 잔액은 240만1000억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7.8%, 21.5%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6월말 당시 매입외환과 내국수입유산스 잔액이 각각 270만9000억달러, 280만9000억달러를 기록한 데 비하면 아직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한 수준이다.
지난해 무역금융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수출입 규모가 늘고 환율변동성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무역금융 실적은 수출입 규모에 비례해 늘어나지만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기업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매입외환을 줄이게 된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28.3% 늘어난 4664억달러를 기록했고 일중 환율 변동폭은 9.5원으로 14.6원을 기록한 전년에 비해 축소됐다.
금감원은 올해 무역금융 실적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100.7%)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수출입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의 자본통제 조치가 환율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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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역금융의 증가폭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대금 결제방식이 신용장(L/C) 방식에서 단순송금방식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들은 물건을 받은 뒤 직접 송금하는 단순송금방식 비중을 65.8%까지 늘렸다.
또 기업의 외화유동성도 풍부한 상황에서 무역금융에 대한 기업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라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이 우량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매입외환을 줄일 수 있는 것도 무역금융 증가폭이 제한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한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방안의 순조로운 정착을 유도하고 중장기 외화차입을 늘려 은행의 외화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게끔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매입외환 : 수출업체가 수입업체로부터 받을 물건 값(달러)을 은행이 미리 지급한 뒤 수입업체로부터 수출대금을 받는 거래
=내국수입유산스 : 은행이 수입업자를 대신해 유산스 계약기간 만큼 수입대금을 수출업자에 지급하는 거래. 수입업자가 유산스 계약기간 동안 물건부터 받고 이를 팔아서 번 돈으로 물건 값을 치를 수 있는 방식으로 국내은행의 내국수입유산스 잔액은 우리나라 수입업체와 거래한 규모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