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T기업 결단의 몸짓..대만과 어깨걸었다

by임일곤 기자
2010.12.27 15:28:04

히타치, 혼하이와 LCD 사업 제휴
엘피다, 대만 업체들과 지분투자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일본이 대만 정보통신(IT)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제휴를 통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시장 점유율도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2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히타치는 대만 전자업체 혼하이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을 제휴한다. 히타치의 자회사 히타치디스플레이(DP)는 향후 2년간 신주 발행으로 증자에 나서고 이를 혼하이가 1000억엔을 들여 인수한다.

증자가 끝나면 혼하이가 히타치DP 경영권을 갖게 되지만 히타치 지분이 완전히 빠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사가 제휴하는 방식이 된다. 신문은 히타치와 혼하이가 중소형 LCD 사업에서 결합할 경우 점유율 면에서 1위 샤프를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엘피다 메모리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만 업체들과 상호 지분 투자를 통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세계 3위 D램 제조업체 엘피다 메모리는 대만 경쟁사 파워칩 테크놀로지와 프로모스 테크놀로지 등과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지분 투자 제휴가 성사되면 엘피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현재 16%에서 20% 이상으로 올라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처럼 일본과 대만 업체들간 제휴가 가속화되는 것은 외부 업체와 협력을 통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히타치의 경우 일본 내 휴대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모바일 LCD 패널을 공급하면서 5년 동안 실적 부진을 겪어 왔다. 일본 휴대폰 산업이 자국을 중심으로 이뤄져 제품 양산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엘피다 등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한국 업체들에 내준 시장 수위 자리를 추격하기 위해 대만 업체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1GB D램 가격이 생산 원가에도 못미치는 개당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반도체 시장의 출혈 경쟁이 계속되자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짝짓기를 통해 살길을 모색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엘피다는 글로벌 경기후퇴(recession)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파워칩과 프로모스 등 6대 대만 업체들과 협력 논의를 시도했으나 대만 업체들이 협조하지 않아 불발에 그친 바 있었다.

이후 엘피다는 스마트폰용 D램 칩 수요가 급증해 침체에서 벗어났으나 대만 업체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어 이번 논의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