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그룹 총수 주식재산 희비…조석래 '웃고' 서정진 '울고'
by신민준 기자
2021.04.06 11:00:00
CXO연구소 6일 올해 1분기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분석
50대 그룹 총수 지분가치 75조→79조원…41명중 31명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올해 1분기 주식재산을 놓고 국내 50대 그룹 총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조석래 효성(004800)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이 3000억원 이상 증가했지만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명예회장은 2000억원 넘게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새롭게 입성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1년 1분기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변동 현황 분석 결과 조사 결과, 조사 대상 53명의 그룹 총수 중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상자는 41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올 초 주식평가액만 해도 75조 8183억원이었는데 3월 말에는 79조1344억원으로 3개월 새 4.4%(3조3161억원) 이상 증가했다.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41명의 그룹 총수 중 31명(75.6%)이나 1분기에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조석래 명예회장으로 파악됐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그룹 계열사 중 효성첨단소재(298050), 효성티앤씨(298020) 등 5곳에서 주식을 보유중이다. 5개 주식종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올 초 3886억원 수준이었는데 3월 말 6937억원으로 3개월 새 3050억원 이상 높아졌다. 지분가치가 올 1분기에만 78.5%나 퀀텀점프한 것이다.
지분가치가 크게 높아진 배경에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5개 주식종목의 주가가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가장 큰 효자 주식종목은 효성티앤씨였다. 이 종목에서 올 초 754억원이던 지분가치가 3월 말 들어 2030억원으로 1270억 원 넘게 증가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에 승리한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도 같은 기간 3079억원에서 5405억원으로 주식재산이 75.5%(2325억원) 상당으로 급증했다. 박 회장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올 초 15만 1000원에서 3월 말 26만 5000원으로 고공행진 한 것이 주효했다.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의 주식재산도 1154억원에서 1815억원으로 3개월 새 57.3%(661억 원) 늘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효성그룹 차기 총수로 확실시 되는 조현준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해 초 7117억원 수준에서 3월 말 1조1000억 원으로 54.6%(3883억 원) 높아졌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도 올해 1분기 주식평가액이 2629억원에서 3450억원으로 31.2%(821억원) 올랐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앤테크놀로지 지분을 다수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50대 그룹 총수 중 5명은 1분기에만 주식재산이 2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진 네이버(035420) 글로벌투자책임자 28.7%(1조7960억원→2조3109억 원)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 회장 24.5%(3963억원→4932억원) △이우현 OCI(010060) 부회장 23.4%(1184억원→1460억원) △김범수 카카오(035720) 이사회 의장 22.4%(4조9502억원→6조609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 22.3%(3조6716억원→4조4907억원) 등이다.
반면 서정진 명예회장은 올해 초 2조5735억원에서 2조3133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10.1%(2602억원) 주식재산이 줄었다. 서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하락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주식재산도 올해 초만 해도 9조5747억원이던 것이 3월 말에는 8조9255억원으로 6.8%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만 6490억원 넘는 주식재산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조사 대상 50대 그룹 총수 중 지분가치 하락 금액 규모가 가장 컸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005930) △삼성물산(028260) △삼성생명(032830) △삼성SDS(01826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5개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올해 1분기에만 13.5%(6371억 원) 하락하며 이 부회장의 주식가치도 8조원대로 뒷걸음쳤다.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총 13명이 입성했다. 1위는 이재용 부회장이 차지했고 2위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꿰찼다. 3위는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명예회장(5조6931억 원)에게 돌아갔다. 조현준 회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오일선 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주식평가액은 올해 초 24조7112억원에서 3월 말 24조2108억원으로 3개월 사이 5000억원 넘게 감소했다”며 “24조원이 넘는 주식재산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이 향후 유족들에게 어떻게 상속될 것인지에 따라 각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 규모 등이 결정됨은 물론 향후 이재용 부회장를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생명복지재단 이사장의 재산 수준도 천양지차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이 이 부회장에 집중될지 아니면 법정 비율에 따라 유족들이 나눠 갖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