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율 1위, 이낙연은 알고 있었다?
by박지혜 기자
2020.08.14 10:59: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14일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오차범위 이내였지만 1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보다 6%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7%포인트 떨어진 17%로, 7개월간 지키던 1위 자리를 내줬다.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이 지사가 이 의원을 역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재명 18% 이낙연 14%), 인천·경기(이재명 27% 이낙연 13%), 대전·세종·충청(이재명 19% 이낙연 18%), 대구·경북(이재명 15% 이낙연 7%)은 이 지사가 앞섰다. 이 의원은 지지기반인 광주·전라(이재명 17% 이낙연 45%)에서 이 지사를 압도했고, 부산·울산·경남(이재명 13% 이낙연 18%)에서도 우세했다.
남성(이재명 25% 이낙연 16%)은 이 지사를, 여성(이재명 13% 이낙연 18%)은 이 의원을 각각 더 선호했다.
연령대로 보면 이 지사는 18∼29세(이재명 17% 이낙연 9%), 30대(이재명 27% 이낙연 17%), 40대(이재명 31% 이낙연 18%)에서 크게 앞섰고, 이 의원은 60대 이상(이재명 8% 이낙연 18%)에서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재명 28% 이낙연 37%)에서는 이 의원이, 미래통합당 지지층(이재명 10% 이낙연 3%)에서는 이 지사가 높았다. 성향별로는 진보(이재명 33% 이낙연 29%), 중도(이재명 18% 이낙연 15%), 보수(이재명 14% 이낙연 12%) 모두에서 이 지사가 앞섰다.
한국갤럽은 “지난달까지 이 의원이 7개월 연속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이번 달 이 지사의 지지율이 급상승해 여권 선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 대선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하므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37%)이 이 지사(28%)를 앞서고 진보 성향층에서는 양자 선호도가 30% 내외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벌써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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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지난달 차기 대권주자로서 자신과 오차범위 안으로 격차를 줄인 이 지사와 관련해 “민심은 늘 움직이는 거니까요. 그런 일이 앞으로도 여러 번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이낙연 대세론’에 대해 “과거에도 수많은 대통령 선거를 관찰도 해보고 관여도 했지만 그렇게 여론이란 게 늘 불변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당 대표직을 수행한다면 차기 대선주자 여론 흐름이 긍정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이 지사가 “그분은 엘리트 출신이고 난 변방의 흙수저”라고 말하며 이 의원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데 대해선 “특별히 생각을 안 해봤지만, 제가 서울대학 나온 것을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 뭐라 하겠는가”라고 반응했다.
이 의원은 진행자가 재차 ‘엘리트 대 흙수저’ 구도 관련 질문을 하자 “아이고 자꾸 싸움 붙이려고 그러지 마시라”며 “그 당시에 다 어렵게 살았다. 저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고 말했다.
또 ‘대선후보 경선에 이 지사가 나온다면 어떻게 맞받아치겠는가’라고 묻자 “맞받아칠 것이 뭐 있는가? 각자 자기의 좋은 점을 얘기할 것”이라며 “그거 (흙수저 출신) 갖고 논쟁한다는 게 국민 눈에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4·15 총선 전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와 재난지원금 화제를 주도하면서 여론의 호평으로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선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달 친형 강제입원 논란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지사에 대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당선 무효 가능성’이라는 최대 변수를 떨쳐 내면서 지지율 상승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이 지사는 판결 직후 ‘함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제가 1위에 올라갈 일은 없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도 민주당의 식구이고 당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이 의원 하시는 일 옆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함께해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 또 우리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께서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뒤는 윤석열 검찰총장(9%),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3%), 무소속 홍준표 의원(2%) 등이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응답률은 13%(총 통화 7871명)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