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환구 기자
2008.10.10 15:57:08
연기금 매수세 앞세워 장중 63포인트 회복
외국인 4천억 순매도..프로그램 매물도 3천억 넘어
[이데일리 유환구기자] 10일 코스피 시장이 또다시 연중 최저점을 깨고 내려가 1240선으로 후퇴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6년 7월19일(1236.26)이후 최저치다.
다만 오후들어 증시 유관기관의 증시 안정책과 환율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을 되찾으며 저점 대비 절반 가량 낙폭을 회복했다. 특히 연기금이 1300억원 이상 매수세를 가동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전 시장 상황은 그야말로 엄혹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오고 있음에도 전날 뉴욕 증시가 7일째 급락하자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뒤이어 개장한 아시아권 증시도 일제히 폭락세에 동참,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에 코스피는 번지점프라도 하듯 1240선으로 급전직하하며 출발한 뒤 1178.51까지 브레이크 없는 하락곡예를 펼쳤다. 올들어 5번째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후 시장은 1200선을 오가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쳤다.
그러다 오후들어 잇달아 들려온 호재를 앞세워 반전을 모색했다. 이날 오후 증권사 사장단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증권유관기관 공동펀드 조성을 비롯한 증시 안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달러-원 환율이 급락세로 돌아선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한 몫했다. 전날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가 보유 달러 매도에 나서자 달러-원 환율은 한때 1200원대로 고꾸라지는 등 전날보다 70.5원 하락한 13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기금의 활약도 돋보였다. 오후들어 매수세를 가동하기 시작한 연기금은 결국 1381억원을 순매수했다. 오전에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던 투신도 매도규모를 크게 줄이며 낙폭 회복에 일조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3.42(4.13%) 하락한 1241.47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110포인트 넘게 하락했지만, 오후들어 브이(V)자 반등을 시도하며 63포인트를 만회했다.
외국인이 402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IT와 조선, 철강 등 전업종에 걸쳐 팔자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기관은 연기금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순매수로 전환하며 92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2890억원을 순수하게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3263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선물시장 급락으로 베이시스가 악화, 차익거래에서 4352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비차익거래는 1089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대부분 업종이 3% 이상 내렸다. 은행과 운수장비, 기계업종이 5~7% 폭락했다. 쌍용차(003620)가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현대미포조선(010620)과 삼성중공업(010140)도 10%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7.29% 폭락했다.
IT와 증권, 건설주도 3%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는 3.70% 하락했고, LG전자(066570)는 1.83% 내렸다. 현대산업(012630)이 3% 하락했고, 대우건설도 3.31% 하락했다.
하한가 종목이 39개에 달했다. 내린 종목은 755개 종목. 반면 상한가 6개 포함해 104개 종목이 올랐다. 거래량은 4억4904만주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6조2179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