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출입국심사대 72대로 승객 1억명 맞이하는 인천공항
by김영수 기자
2017.10.24 10:59:06
[2017 국감] 안규백 의원
느린 자동출입국심사대, 승객 탓하는 인천공항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인천공항의 출입국자가 매년 1000만명 씩 늘어나 올해말에는 1억명 돌파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위해 도입된 자동출입국심사대는 2014년 이후로 72대에 그쳐 본래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동출입국심사서비스는 출입국심사 행정업무에 생체인식기술을 접목한 첨단행정시스템으로 2008년 6월 이용객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위해 도입됐다. 2008년 6월 자동출입국심사대 20대를 최초로 도입했으며 현재 72대(입·출국장 각각 36대)가 설치돼 있다. 올해 3월부터는 사전등록절차 생략으로 만 17세 이상의 국민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다.
안규백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갑)이 24일 법무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출입국 인원은 2014년 6100만 명에서 2016년 8000만 명을 넘어 올해말에는 1억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은 “같은 기간 자동출입국심사대 이용률은 24.8%에서 43.8%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자동출입국심사대는 72대로 현재까지 증설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안규백 의원실이 지난 8월 출국장 현황을 직접 파악해 본 결과, 동일 시간에 자동출입국심사대에는 100여명의 승객이 길게 줄 서 있어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으나 일반출입국심사대에는 고작 6명의 승객이 대기하고 있어 통과하는데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이용하기 위해 줄 서 있던 승객들 중 일부는 기다리다 지쳐 일반심사대로 빠져나가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입국장에 설치돼 있는 36대 중 8대는 평창올림픽 홍보 현수막(가로·세로 9M사이즈)설치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공항은 “올 3월 국민에 대한 사전등록절차 생략으로 이용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자동출입국심사대 증설이 이루어지지 않아 승객들이 체감하는 불편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2018년 12월까지 28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출입국심사대가 부족한 점도 문제지만 사실 자동심사대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여권 스캐닝, 지문·홍채인식 등을 거치며 오류를 많이 내고 있다”며 “심사 도중 오류가 날 경우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기에 자동출입국심사대에 안내직원을 배치했다”고 답변했다.
오류의 유형은 △여권판독을 할 때 여권을 제대로 펼치지 않거나 거꾸로 인식하는 경우 △지문인식을 하지 않고 바로 출구문으로 가는 경우 △등록되지 않은 손가락으로 지문인식을 시도하는 경우 △지문인식기 위치를 찾지 못하거나 손가락 끝부분만 인식하는 경우 등이다. 그러나 안 의원에 따르면 안내직원은 인천공항 출국심사장에 8명, 입국심사장 4명 등 12명의 직원이 1억명의 입·출국자를 상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인력 부족 문제로 2016년 12월부터는 일급 3만5000원의 자원봉사자 9명을 입국장에 배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 의원은 “신속성과 편리함을 내세워 자동출입국심사대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제로 일반심사대보다 더 느린 것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며 “자동출입국심사대 증설뿐만 아니라 안내 직원의 확대 배치 등을 통해 폭발적인 공항 이용객 증가 속도에 맞춰 출입국심사대 운영정책도 보다 효율적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