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특허출원 신청서에 '애플워치 이미지' 웬일?

by김혜미 기자
2016.08.05 13:22:37

美특허출원 신청 설명자료에 애플워치 연상 이미지 포함
"자사 제품 아닌 경쟁사 이미지 활용 이례적"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초 미국 특허상표청에 낸 웨어러블 기기 관련 특허출원 신청서에 애플워치와 흡사한 이미지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이 5년여를 끌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상표청 사이트에 공개된 삼성전자의 특허출원 신청서에 따르면 해당 문서에 포함된 총 39개 이미지 항목 가운데 10A~10F와 11A~11F 등 2개 항목이 애플워치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묘사됐다. 이들 이미지에는 애플워치의 크라운은 물론 밴드 디자인 등이 포함됐다.

해당 이미지는 ‘웨어러블 기기’ 중에서도 스마트워치 기기의 밴드 스트랩 부착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특허출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된 2개 항목 외에 나머지 이미지는 일반적인 스마트 워치 디자인으로 묘사돼있다. 특허출원 신청서에는 묘사된 이미지와 관련해 “웨어러블 기기의 첫번째 스트랩 또는 두번째 스트랩의 다양한 형태와 구조, 소재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최근 특허출원서의 내용에 애플워치의 디자인을 굳이 참고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아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 국내 한 변리사는 “단순히 설명을 위한 부분이기 때문에 산업재산권적인 부분에서는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자사 제품이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 제품 묘사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 2011년 애플이 미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갤럭시 탭 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뒤 여전히 분쟁이 진행 중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오는 10월11일 상고심 구두변론 심리를 열 예정이며, 최종 판결은 오는 12월 혹은 내년 1월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캘빈 클라인과 알렉산더 왕 등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명 디자이너들을 포함한 111명의 디자인 전문가들은 애플의 입장을 지지하는 법정조언자 의견서(amicus curiae brief)를 대법원에 제출했으며 애플은 자사 사이트에 이를 공개했다. 최종 판결을 앞두고 양측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이들은 “디자인은 복잡한 기술을 가진 제품에서 특히 중요하다. 디자인 특허는 제품의 전반적인 시각적 디자인의 유용을 보호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의 눈과 마음에 담긴 제품 디자인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다”라며 “애플이 삼성전자의 디자인 모방 제품으로 판매한 수익 전체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배심원단의 판단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특허침해 판결에 따른 벌금이 지나치게 과도하고 특허침해 범위를 축소해야 하며, 벌금 규모를 특허와 관련한 이익을 토대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삼성전자는 애플워치 이미지와 유사한 특허출원서 내용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