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압박 웅진그룹, 코웨이 매각 효과 '글쎄'

by김재은 기자
2012.08.16 14:23:37

코웨이 매각 1.1조원 재무구조 개선 ''한계''

[이데일리 김재은 임명규 기자] 웅진그룹이 우여곡절 끝에 KTB PE대신 MBK파트너스를 웅진코웨이(021240) 주인으로 낙점했다. 웅진입장에서는 당초 확보했던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MBK로 넘기는 대신 좀 더 빨리 매각대금을 수혈받을 수 있다는 이득을 취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의 재무적인 리스크는 여전해 보인다.

◇ BBB급 추락 웅진홀딩스

‘건설업황 침체와 태양광사업 부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웅진그룹이 결국 웅진코웨이를 떼내기로 했다. 당초 KTB PE가 아닌 MBK파트너스를 택한 것은 자금조달 가능성과 재무개선 압박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KTB PE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지만, 특수목적법인(SPC)에 2400억원가량을 출자해야 한다. 웅진이 추가로 차입하지 않는다면 매각대금에서 2400억원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셈이다. 이가운데 KTB PE가 인수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고,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추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웅진이 받는 매각대금은 거의 같지만 MBK에 매각할 경우 연말이 아닌 다음달께 자금유입이 가능하고, 1조1000억원을 고스란히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NICE신평은 지난 8일 웅진홀딩스(016880)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낮췄다. 지난해 7월 ‘부정적’ 꼬리표가 붙은 지 1년만이자 KTB PE로의 매각이 결정된 이후다. 웅진홀딩스는 2009년초 ‘A’에서 ‘A-’로 떨어진 지 3년만에 BBB급으로 강등됐다. 이경화 연구원은 “건설과 태양광 부진으로 그룹 전반의 사업과 재무위험이 확대됐다”며 “웅진코웨이 매각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등급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A- 부정적 검토’인 웅진홀딩스의 등급을 웅진코웨이 매각이 마무리된 이후에 조정할 계획이다.

◇ 죽쓰는 계열사…웅진, 생존 가능할까



자료:NICE신평(단위:억원, %)
최근 웅진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은 부진한 반면 차입금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년 124% 수준이던 웅진홀딩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09년 174%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312%까지 급등했다. 지난 3월에는 342%로 자본에 비해 부채가 3배이상 많다.

반면 순이익은 2009년 167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1673억원 대규모 순손실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도 59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웅진식품을 제외하고 웅진씽크빅, 렉스필드, 웅진에너지 등이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CF)은 335억원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6억원)에 비해 61%나 급감했다. 반면 상반기 단기차입금은 6241억원으로 지난해말(4212억원)에 48%(2029억원) 급증했다. 3월말 현재 총차입금은 1조9546억원에 달한다.

웅진그룹은 장기차입금 6458억원중 내년 상반기까지 3118억원을 상환하고, 2013년 6월말과 2014년 6월말까지 각각 1892억원, 1266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즉, 웅진그룹이 1년이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6241억원이고,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3100억원을 갚는다면 차입금 상환에만 9300억원이상(매각대금의 85%)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의 진짜 문제는 코웨이의 매각대금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룹의 주축인 건설과 태양광산업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 영업활동을 위해서 적정한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코웨이를 파는 홀딩스로서 재무적으로 개선될 수 있지만, 코웨이에 대한 경영권이 사라진다는 점은 딜레마가 될 것”이라며 “우량 자회사인 코웨이없이 웅진홀딩스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ICE신용평가는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경우 웅진그룹의 2012~2014년 EBIT(이자비용 법인세 차감전 이익)가 종전 4000억~6000억원에서 1000억원 중반~2000억원 중반으로 60%가량 급감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