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살해 후 웃은 심리는”…연쇄 살인 경고한 프로파일러

by강소영 기자
2024.10.11 09:40:59

여고생 살해 후 CCTV엔 ‘씨익’ 웃는 모습
프로파일러 “만족감 드러낸 것…살인 후 각성”
“상태 유지되면 다른 살인까지 연결도”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 없던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른 후 ‘씨익’ 웃음을 띈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잡히지 않았다면 또 다른 살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이 지난 4일 오전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난 9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살인의 욕구가 올라간 상태에서 그것을 실행하고 그 만족감으로 자기도 모르게 미소라든가 아니면 흥분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살인 후 각성’이라고 한다”며 “그런 상태가 유지되면 다른 살인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프로파일러는 “연속살인자는 미소라든가 흥분된 상태가 유지된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형태의 미소를 보이거나 입꼬리가 올라간다. 또 뛰어다니기도 한다”며 “2023년 7월 신림역 인근에서 칼부림했던 조선도 이와 유사하고 서현역 인근에서 칼부림한 최원종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박대성이 여고생을 살해한 뒤 웃으며 걷는 모습. (사진=YTN 캡처)
배 프로파일러는 박대성이 ‘술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진술에 대해 “(박대성은) 술을 먹어서 심신미약이 아니라 범행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데운 형태로 보인다”며 “폭력 전과가 여럿 있는 것을 볼 때 연속 살인을 연습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대성은 약해 보이는 존재를 피해자로 삼은 것 같다”고 봤다.

앞서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길거리에서 17세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나온 뒤 여고생을 800m 쫓아가 범행했다. 범행 뒤에는 1시간 반에서 2시간 가량 노래방과 술집 등을 다니다 한 남성에게 시비를 걸다 제압당해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박대성은 범행 직후 맨발로 거리를 다니며 웃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으며,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죄송하다”면서도 입꼬리를 올린 듯한 표정을 보여 재차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