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살해·암매장한 4명…"죄책감 느끼나" 묻자 "네"

by권혜미 기자
2022.05.06 12:13:05

"거짓말 했다"는 이유로 장애인 폭행·살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대 지적장애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남녀 4명이 검찰에 송치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6일 김포경찰서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30·남)씨와 B(27·남)씨, 살인방조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C(25·여)씨,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D(30·여)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9시 김포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던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장애인을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남녀 4명이 6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취재진들이 “피해자를 폭행하고 살인한 이유가 무엇이냐”, “왜 같이 거주했나”, “피해자가 폭행당하고 사체를 유기하는데 왜 방치 했느냐”라고 질문했지만, 이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다만 이들 가운데 D씨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짧게 “네”라고 답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에서 지적장애인 E(28·남)씨를 살해한 혐의와 함께 E씨의 시신을 김포시 대곶면 약암리 승마산 입구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살인방조·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C(25·여)씨(오른쪽)와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D(30·여)씨.(사진=연합뉴스)
이들은 E씨를 단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해 살해했으며, 함께 쓰던 방 중 한 곳에 E씨의 시신을 2~4일간 방치했다.

시신이 부패하고 냄새가 나자 이들은 지난해 12월 22일 당일 렌터카를 이용해 시신을 김포 승마산 입구 인근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E씨의 시신은 지난달 20일 낮 12시 15분쯤 나물을 채취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는데, 당시 E씨의 시신은 옷이 벗겨진 채였으며 4개월가량 부패가 진행된 백골 상태였다.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A(30·남)씨(오른쪽)와 B(27·남)씨.(사진=연합뉴스)
다만 E씨의 유족은 지난해 9월 가출했던 E씨가 곧 집에 돌아올 것이라 생각해 실종신고는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E씨의 지문을 채취해 신원을 특정하고 수사망을 좁힌 경찰은 지난달 28~29일 인천 지역에서 3명, 경북 경산에서 1명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