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대통령 당선인사 "극단주의 필요 없도록 국정 운영할것"

by김형욱 기자
2017.05.08 09:51:22

내달 총선 승리 의식하듯 ''진정·강력한 다수'' 강조

/로이터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7일 밤(현지시간)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모인 수천 지지자 앞에서 “오늘 밤 프랑스가 승리했다”는 당선인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65%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35% 미만의 극우정당 마린 르펜 후보와 격차를 벌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들은 프랑스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을 자축했다. 창당한 지 1년밖에 안 된 중도 정당 ‘앙마르슈’를 기반으로 출마한 마크롱이 진보-보수 양대 정당이라는 기성 정치세력과 최근 급속도로 약진한 극우정당 자유전선 사이에서 승리하리란 전망은 실제로 거의 없었다.



그는 또 대선 기간 나타난 분열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봉합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려움과 분열에 굴하지 않겠다”며 “극단주의에 투표할 이유가 없도록 국정 운영을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당장 내일부터 진정한 다수, 강력한 다수를 구축해야 한다. 이 다수가 프랑스가 희망하고, 프랑스가 누려야 할 변화를 실행할 수 있다”며 국민 단합을 촉구했다. ‘강력한 다수’는 내달 총선에서 소수정당인 자신의 정당을 지지해 달라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영국의 탈퇴 등으로 위기에 처한 유럽연합(EU)의 재건과 낮은 경제성장률, 높은 실업률에 고전하는 프랑스 경제 회생, 각종 테러 위협으로 흔들리는 프랑스 안보 강화 등 대선 공약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프랑스 혁명정신인 자유·평등·박애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행사에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에 맞춰 등장했다. 지지자는 삼색 국기를 흔들며 화답했다. 마크롱은 또 당선인사 후엔 손을 가슴에 올리고 눈을 감은 채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마크롱의 25세 연상 아내 브리짓 트로뉴도 함께했다. 트로뉴는 무대에 올라 마크롱의 손에 키스한 뒤 환호하는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