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야 버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130兆 투자 줄여
by송이라 기자
2015.05.19 11:33:25
원유개발 프로젝트 연기·중단..캐나다 기업 최다
생산량 억제 전망에 유가상승 전망.."85달러 갈 것"
| 국가별 보류·중단된 원유 개발 프로젝트 현황 (출처=리스타드 에너지, F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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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전세계 에너지기업들이 1180억달러(약 128조6400억원)에 달하는 원유 개발 프로젝트를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이같은 과감한 조치가 수년 내 원유 생산 감소를 유발해 결과적으론 유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Rystad)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1180억달러 규모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가 최근 몇달새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로얄더치셸과 BP, 코노코필립스, 스타토일 등 대형 에너지기업들이 자본 축소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긴축정책에 따른 개발 계획 보류·중단에 수천명이 잃자리를 잃었고 미국의 셰일붐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국가별로는 캐나다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10곳 중 9곳이 ‘오일샌드’ 개발 프로젝트를 축소했다. 당초 이 사업에 10~1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개발 비용이 높아 유가 하락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사업을 백지화시킨 것이다.
알라스테어 심 씨티그룹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캐나다는 미국 셰일산업 외에 기업들의 투자 중단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라며 “특히 서부 지역이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노르웨이가 3곳으로 캐나다 뒤를 이었고, 중국과 호주는 2곳씩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미국과 이라크, 인도네시아, 앙골라 등 총 13국에서 26건의 원유 개발 프로젝를 연기하거나 중단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를 호가하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와 아시아 시장의 수요 둔화로 지난 1월 45달러까지 곤두박칠첬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불가를 선언하면서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66달러까지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리스타드는 기업들의 개발 축소 계획은 향후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2%에 해당하는 일 150만배럴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2년 더 늦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르만삭스는 61개 신규 개발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이 최종 승인을 개발을 기다리고 있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는 경제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이미 투자된 7500억달러의 설비투자도 위험에 처할 것이며 하루 생산량의 정점은 105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셸 델라 비그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2020년까지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호주 등 17개 국가의 개발 프로젝트는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은 개발 프로젝트 뿐 아니라 설비투자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120개 기업들의 2015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25% 줄인 3890억달러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투자규모를 줄임에 따라 유가가 상당한 수준의 반등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오랫동안 낮은 상태로 머물수록 기업의 투자 의지를 줄여 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66달러에서 2017년엔 배럴당 85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